점점 멀어지는 메달…한국 ‘3연속 톱10’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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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17일 07시 00분


빙속 이상화만 금…뒤처진 훈련환경 탓
효자종목 남쇼트트랙 1500·1000m 빈손
지나친 세대교체…‘상향 평준화’도 실패
피겨서도 김연아 대안 없어…총체적 위기


목표 달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을 치르고 있는 한국선수단은 대회 중반인 16일(한국시간) 현재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20위권에 턱걸이하고 있다. ‘3회 연속 톱10’과 ‘금메달 4개’라는 목표를 아직 반도 채우지 못했다. 한국은 2006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종합 7위(금6·은3·동2),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종합 5위(금6·은6·동2)에 각각 올라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기세가 한풀 꺾인 듯하다. 벌써부터 4년 뒤 안방에서 열릴 평창동계올림픽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주춤한 스피드

밴쿠버올림픽은 한국스피드스케이팅에 새 장이 열린 대회였다. 남자 500m의 모태범, 여자 500m의 이상화, 남자 1만m의 이승훈이 차례로 ‘깜짝’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소치에선 달라졌다. 여자 500m의 절대강자로 발돋움한 이상화만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 남자스피드스케이팅에는 아직 메달 소식이 없다. 모태범의 500m 4위가 최고 성적이다. 빙상 전문가들은 “4년 전 큰 부담 없이 올림픽을 준비했던 모태범과 이승훈이 이번 대회에선 성적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낀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최근 남자빙속 단거리는 선수들의 기량이 비슷비슷해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훈련환경이나 경기 당일의 컨디션이 중요한 변수다. 네덜란드 같은 빙속 강국에 비해 인프라에서 확연히 뒤지는 한국은 장기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 퇴보한 쇼트트랙

2006년 토리노대회까지 한국의 동계올림픽 모든 금메달을 책임졌던 쇼트트랙.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아직 금메달이 없다. 남자 1500m와 1000m에서도 무관에 그쳤다. 둘 다 토리노와 밴쿠버에서 한국이 2연패했던 종목들이다. 이제 한국이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남자 종목은 전통적으로 취약했던 500m뿐. 5000m 계주는 이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쇼트트랙 관계자들은 “우리의 기량이 떨어진 것보다 경쟁국들이 한국인 지도자들을 영입하면서 그들의 실력이 좋아진 게 더 큰 원인”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지나치게 세대교체가 잦은 한국은 ‘상향평준화’의 추세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여자 500m에서 박승희가 16년 만에 메달(동)을 따내고, 심석희가 여자 1500m 은메달을 획득한 게 위안이다.

● 피겨 역시 4년 뒤엔 위기…평창은 괜찮을까

물론 아직 기회는 많이 남아 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김연아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와 마찬가지로 최고의 기량을 뽐낸다. 실수만 없다면 2연패가 가능하다. 심석희 역시 쇼트트랙 여자 1000m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 여자 3000m 계주도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진짜 걱정거리는 올림픽 이후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한다. 함께 출전하는 김해진(17)과 박소연(17)은 아직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역시 이상화와 모태범의 바통을 이어받을 재목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나이가 17세에 불과한 심석희 정도가 4년 뒤 평창에서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는 재목으로 꼽힌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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