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크] 박희성·김동섭 “강등 아픔은 값진 경험…매 경기 결승처럼 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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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17일 07시 00분


성남 재 창단 멤버로 2년 만에 재회한 박희성(왼쪽)과 김동섭이 전훈 중인 터키 안탈리아에서 주먹을 불끈 쥔 채 새 시즌 팀과 개인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안탈리아(터키)|윤태석 기자
성남 재 창단 멤버로 2년 만에 재회한 박희성(왼쪽)과 김동섭이 전훈 중인 터키 안탈리아에서 주먹을 불끈 쥔 채 새 시즌 팀과 개인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안탈리아(터키)|윤태석 기자
■ 성남서 다시 뭉친 ‘창단 단골손님’ 박희성·김동섭

박희성

광주 시절 매일 놀아달라 귀찮게 한 동섭이
성남 와서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 줘 고마워

김동섭

선배인데도 편하고 마음 잘 맞아 따라다녀
올해 형이 패스 잘 해주면 골 많이 넣을듯

성남FC 왼쪽 수비수 박희성(27)과 공격수 김동섭(25)은 ‘창단 단골손님’이다. 두 선수 모두 2011년 창단한 광주FC를 통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12년까지 2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늘 붙어 다녔다. 2012년 광주가 K리그 챌린지(2부 리그)로 강등된 뒤 김동섭은 성남으로 이적했고 박희성은 팀에 남았다. 2014시즌을 앞두고 박희성이 성남FC 유니폼을 입으며 둘은 다시 뭉쳤다. 공교롭게 성남FC도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하는 팀. 성남에서 의기투합을 다짐하는 ‘창단둥이’ 박희성과 김동섭을 13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 전훈지에서 만났다.

-2011년 광주에 이어 이번 성남FC에서도 창단 때 함께 하게 됐는데.

박희성(이하 박) : 광주에 있을 때도 (김)동섭이와 친했죠. 인연이 아닌가 싶네요. 사실 광주에서 동섭이가 매일 놀아달라고 귀찮게 했거든요.

김동섭(이하 김) : 맞아요. 선배인데도 편하고 마음이 잘 맞아서 제가 많이 따라다녔죠.

-박희성이 성남 온다는 소식에 어떤 생각이 들었나.

김 : 좋았죠. 빨리 오라고 전화도 여러 번 했고요.

박 : 저도 동섭이가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처음 성남 와서 아는 선수는 동섭이 뿐이었는데 동섭이가 다른 선수들이랑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구름다리 역할을 해줘서 고마워요.

김 : 제가 형 오기 전에 구단에 홍보도 많이 했거든요. 크로스도 좋고 성실하고 체력도 좋다고….(웃음)

-두 선수 모두 2012년 강등의 아픔을 겪었는데.

김 : 좋은 경험보다 힘든 경험을 통해 값진 걸 얻었다고 생각해요.

박 : 어수선하고 싱숭생숭했죠. 친한 선수끼리도 팀 옮기는지 아니면 남는지 조심스러워 서로 묻지도 못했어요.

-김동섭이 광주를 뒤로 하고 성남으로 이적했을 때 심정은.

박 : 동섭이가 핵심멤버였는데 간다고 하니까 섭섭했죠.(웃음) 하지만 더 좋은 팀으로 가는 거니까. 축하도 하고 사실 저도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고 그랬죠.

-박희성은 작년 챌린지(2부 리그)를 경험했는데.

박 : 2부라 막연히 약할 거라 생각했는데 크게 안 떨어지더라고요. 오히려 상무나 경찰축구단은 월등했어요. 가장 마음 아팠던 것은 2부 리그라는 생각에 스스로 심적으로 위축됐던 겁니다.

-박희성은 중학교 때 축구를 그만 둔 적이 있다고 하던데.

박 : 중학교 2학년 때요. 선배한테 혼나는 것도 싫고 축구도 지겨워서 그만두고 집 근처 축구부 없는 학교로 전학 갔죠. 1년 반 이상 축구 안 했어요. 그런데 막상 공부도 생각만큼 안 되고…. 또 애들이랑 체육시간에 축구하다 보면 축구가 또 그리워지고…. 고등학교 가서 다시 시작했어요.

-김동섭도 비슷한 경험이 있나.

김 : 중학교 1학년 때 친구랑 합숙소 탈출해서 5일 동안 돌아다니다가 친구 부모님께 잡혔어요. 합숙소에서 큰 가방 들고 나오면 남들이 의심하니까 빨래방에 빨래 맡기러 간다고 거짓말하고 나왔었죠. 하하.

박 : 오, 나름 계획 치밀했는데.

김 : 그 때 진짜 축구 안 할 생각이었으니까요. 그런데 한 번 나갔다 와 보니 후회도 되고 다음부터는 더 열심히 하게 됐던 같아요.

-올 시즌도 정말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모두 강등을 경험해 봤으니 각오가 남다를 텐데.

박 : 예. 초반부터 생각 단단히 해야 할 것 같아요.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죠. 비길 경기는 이겨야 하고 질 경기는 비겨야 하고.

김 : 강등을 경험해보니 가장 안 좋은 게 함께 몸담고 땀 흘렸던 동료들과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 거더라고요.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올 시즌 한 경기 한 경기 결승이라 생각하고 임해야 할 것 같아요.

-올 시즌 개인 목표는.

박 : 제가 지금 몸이 100%가 아니거든요, 일단 주전경쟁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고. 수비니까 일단 실점 안 하고 실수 줄여야죠. 기회 되면 공격가담해서 크로스로 도움도 많이 기록하고 싶어요. 동섭이가 워낙 골 감각이 좋고 저랑 호흡도 잘 맞으니까요.

김 : 안 그래도 희성이 형이 와서 참 좋아요. 형이 패스 잘해 주면 저도 골 더 많이 넣고 시너지 효과 생기지 않을까요. 작년에 14골 넣었는데 마지막에 주춤했던 게 가장 아쉬워요. 올해는 더 책임감 가지고 하려고요. (득점왕 욕심은?) 물론 한 번 해보고 싶죠.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충분히 자신 있어요.

안탈리아(터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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