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1차캠프, 비싸도 시설 좋은 미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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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12일 07시 00분


미국 애리조나에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넥센 선수들의 훈련 모습. 매년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에는 10억원 안팎의 거액이 투자된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미국 애리조나에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넥센 선수들의 훈련 모습. 매년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에는 10억원 안팎의 거액이 투자된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 스프링캠프의 경제학

미서 1차캠프 후 일서 2차캠프 대세
항공료 비싸도 경기장 많고 숙소 근접
경비 10억대…2군도 식사는 1군처럼


스프링캠프는 대이동이다. 감독, 코치를 포함해 1군 전력은 물론 1.5군 선수들과 스태프까지 총 60∼70명의 인원이 움직인다. 여기에다 훈련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국내 구단들은 전훈지를 1·2차로 나눠서 운영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구단들은 1차 캠프 미국, 2차 캠프 일본의 코스를 밟는다. 이렇게 동선이 긴 데다 체류기간은 1월 중순부터 3월 초순까지 이어지기에 막대한 경비가 소요된다. 모 구단 관계자는 “환율에 따라 변동폭이 있지만 10억원 안팎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더 비싸도 미국을 선호하는 이유

최근 프로야구의 트렌드는 미국이다. 미국에 1차 캠프를 차린 뒤 일본으로 들어가는 루트가 대세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한국에서 미국은 일본보다 훨씬 멀다. 당연히 항공료가 훨씬 많이 든다. 올해부터 본진의 1차 캠프지를 사이판에서 미국 본토 애리조나로 바꾼 롯데는 “확실히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구단들이 미국으로 가는 이유는 시설 측면에서 훌륭하기 때문이다. 미국 플로리다에 1차 캠프를 차렸던 SK 구단 관계자는 “대개 일본이 주경기장, 보조구장 2개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데 반해 미국은 4면에 야구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 밀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숙소와 야구장의 거리가 가까운 것도 미국의 장점이다.

비행기 탑승은 원칙적으로 연봉에 관계없이 코치와 선수들은 이코노미에 탄다. 감독과 프런트 수장은 비즈니스에 탑승한다. 단, 몸집이 큰 선수와 허리가 아픈 선수 등은 비즈니스로 장거리 이동이 허락된다.

● 가장 큰 경비는 숙박비와 식비

항공료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가는 부분은 현지 체재비다. 일반적으로 구단들은 숙소에는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어차피 호텔은 잠만 자는 곳이기에 굳이 5성급 호텔에 묵을 이유가 없다. 그 대신 식사에 신경을 많이 쓴다. 값비싼 요리보다도 한식이나 그에 가까운 음식을 공급하는 데 주력한다. 대개 아침을 호텔 뷔페로 먹은 뒤 점심은 현지 한식당이나 일식당에서 조달한다. 음식 적응에선 일본이 편리하지만, 미국은 저녁에도 호텔 뷔페를 이용할 수 있다.

육성이 중시되는 최근에는 롯데를 제외한 대다수 구단들이 2군도 해외전훈을 보낸다. 아무래도 2군은 1군보다 여러 면에서 처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성장하는 선수들이라 식사만은 1군에 준하게 먹을 수 있다.

● 구장 임대와 야구장비 공수는?

구장 임대는 흥미롭게도 국내 구단들이 돈을 내면서도 ‘을’이 되는 입장이다. 특히 일본 오키나와가 그렇다. 일본팀들은 물론 한국팀들이 대거 몰려들어 오키나와가 미어터지면서 대만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기계약을 하기에 문제가 발생해도 ‘울며 겨자 먹기’로 바꾸지 못한다. 롯데가 열악한 구장 환경에도 사이판 캠프를 포기하지 못한 것도 위약금 문제가 걸려 있어서였다. 예전에는 배로 미리 수송하기도 했던 공이나 배트 등 야구장비는 최근에는 비행기로 선수단과 같이 이동한다. 이 무게를 맞추는 것이 해외캠프 출발 때 구단의 큰일 중 하나다.

이렇듯 구단이 돈을 다 쓰니 선수들은 몸만 가도 지내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그래도 선수들은 돈을 가져간다. 현지에서 취미활동을 하기 위한 용돈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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