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옛사진에 담긴 서민의 숨결 생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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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산복도로 명소 아미문화학습관에 3월부터 故최민식 작가 갤러리 마련
1960∼70년대 사진-유품 등 전시

최민식 작가 작품. 부산시 제공
최민식 작가 작품. 부산시 제공
부산 관광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산복도로에서 국내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평가받는 최민식 선생(1928∼2013·사진)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게 된다.

부산시가 2012년부터 시행한 산복도로 르네상스 2차연도 사업지인 서구 아미동 아미문화학습관 2층이 최 작가의 사진갤러리로 꾸며진다. 아미문화학습관은 시가 12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3층, 총면적 410m² 규모로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사진갤러리는 3월 말 문을 열 예정이다.

사진갤러리에는 작가 생전의 뜻에 따라 유족이 제공한 유품과 국가기록원에 소장된 1960∼70년대 서민들의 생활상이 담긴 희귀작품이 전시된다. 작가 일대기 및 사진 영상도 상영된다. 유품전시실에는 고인이 즐겨 사용했던 카메라와 자필 강의 자료집 등 30여 점이 전시된다.

아미문화학습관 1층에서는 사진촬영 교실, 사진으로 보는 인문학 교실, 사진작가와의 만남, 옛 사진인화 과정 체험 등 다양한 사진 관련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장기사업으로 홀몸노인 무료 영정사진 촬영, 저소득 가정 자녀 돌 사진 촬영, 다문화·다자녀 가족 사진 촬영 등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향토기업 후원으로 만들어진 ‘최민식 사진상’ 참여 작가들의 전시 공간 및 시상식 장소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최 작가는 ‘인간(human)’을 주제로 서민의 고단한 삶과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1928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1957년 일본 도쿄(東京) 중앙미술학원을 졸업한 뒤 독학으로 사진을 연구하면서 인간을 소재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1962년 대만국제사진전에서 처음 입선된 후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20여 개국의 사진공모전에서 220점이 입상 또는 입선되는 등 그의 사진은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1968년 개인사진집 ‘휴먼’ 제1집을 낸 이후 2010년 제14집을 출간했다.

그는 평생 ‘인간’을 닮은 사진 작품 세계로 한국사진문화상(1974년), 예술문화대상(1987년), 부산예술상(2005년) 등 14개 문화상과 대한민국 옥관문화훈장(2000년) 등을 받았다.

1990년부터 대학에서 사진을 가르쳤으며 미국사진가협회(PPA), 미국사진협회(APSA),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국가기록원에 민간기록물 제1호로 필름과 인화사진 20만 점이 보관돼 있다.

이종원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은 “사진갤러리는 산복도로를 찾는 탐방객들에게 잊혀져 가는 우리의 옛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한편 사진 작품 활동의 중심 공간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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