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눈 다 치우려면 20일”… 막막한 강원 동해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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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명 투입해 제설 안간힘… 14일까지 눈 더 내릴듯

강원 동해안에 쏟아졌던 눈 폭탄이 11일 잦아들었지만 이들 지역에 쌓인 눈을 치우는 작업은 아직도 심각한 상황이다. 엿새 동안 최고 100cm 이상의 눈이 쌓인 데다 12∼14일 산발적으로 다시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해안 시군은 눈이 내리기 시작한 6일부터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제설작업을 벌였지만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다 치우려면 20일…눈 예보 또?”

11일 동해안 시군은 밤늦게까지 제설작업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시군 공무원 대부분이 투입됐고 주민과 군경까지 동원돼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주요 도로는 제설이 이뤄지면서 차량 통행이 늘어나긴 했지만 이면도로나 산간도로, 주차장 등에는 여전히 많은 눈이 쌓여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 골목이나 아파트 주차장에는 눈에 파묻힌 차량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고 미처 실어 나르지 못한 눈이 도로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제설이 진행되면서 산간 고립 마을의 진입 도로가 속속 뚫리고 있다. 120cm가량의 눈이 내린 고성군 간성읍 흘리도 이날 군의 제설차량이 작업을 벌여 통행이 재개됐다. 진부령 정상에서 마을까지 1km 구간의 2차로 도로는 우선 차량 한 대가 다닐 수 있도록 제설이 이뤄졌다. 신동길 흘1리 이장(61)은 “40년 이상 이곳에 살면서 이렇게 눈이 많이 온 것은 처음 본다”며 “진입도로가 뚫린 만큼 낡은 집이나 축사가 무너지지 않도록 후속 제설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시 지역 가운데 가장 많은 110cm의 눈이 내린 강릉에서는 이날 공무원, 군경 등 2만6600여 명과 장비 754대가 투입돼 제설작업을 펼쳤다. 이번에 강릉에 내린 눈은 1990년 2월 이후 24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이며 1911년 기상 관측 이후 세 번째다.

강릉시는 제설 우선순위를 정해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있다. 붕괴가 우려되는 비닐하우스와 축사가 중점 관리 대상이고 홀몸노인 주택 등 재해 취약지구, 버스 승강장, 이면도로, 재래시장 등의 순으로 제설이 진행된다. 최상용 강릉시 방재담당은 “이면도로에 쌓인 눈까지 다 치우려면 20일 이상이 걸릴 전망”이라며 “아직도 장비와 인력이 부족한 데다 눈이 또 올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 군 경찰 이어 다른 지자체도 봉사 발길 쇄도


제설을 돕기 위한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7일부터 군 병력 1만6000여 명이 폭설 피해 지역에 투입돼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11일 홍천 화천 인제 등 비(非)피해 지역에 주둔 중인 군 병력 2700명도 긴급 투입됐다. 해군 1함대사령부도 10일부터 장병 200여 명을 동해시 지역에 투입했으며 강원지방경찰청도 6개 중대 450명을 투입해 제설작업을 돕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강원도 직원 80명이 이날 강릉시 강동면에서 제설 활동을 벌였고 춘천시가 덤프트럭 5대와 제설지원팀 140여 명을 강릉시에 긴급 투입했다. 원주시 직원 40여 명도 이날 강릉시 포남1동 이면도로에서 눈을 치웠다.

서울시는 중장비 18대와 긴급복구비 3억 원, 인력 27명 지원을 약속했고 인천시도 중장비 6대와 인력 47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춘천 시민 30명이 강릉의 제설 현장을 누비고 있으며 이 같은 자원봉사자나 기관 단체의 참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순필 원주시 안전행정국장은 “이번 봉사 활동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폭설 피해 지역 주민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폭설#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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