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괜찮아 1만m 가 있잖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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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메달 압박감 커… 소치 와서 제대로 못 잤다” 빙속 5000m 12위 충격
모태범, 10일 500m 2연패 도전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됐던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스타 이승훈이 8일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경기를 마친 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쉬워하고 있다. 이승훈은 9일 “자신 있었는데 올림픽이 장난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소치=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됐던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스타 이승훈이 8일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경기를 마친 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아쉬워하고 있다. 이승훈은 9일 “자신 있었는데 올림픽이 장난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소치=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알면 알수록 더 힘든 것 같아요.”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스타 이승훈(26·대한항공)은 지난달 프랑스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스피드스케이팅에 대해 잘 몰랐을 때가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7개월 만인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은메달과 1만 m 금메달을 덜컥 목에 걸었다. 두려울 게 없었던 당시와 달리 4년을 준비한 이번 대회가 오히려 쉽지 않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런 걱정은 현실이 됐다.

이승훈은 8일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6분25초61의 기록으로 12위에 머물렀다. 금메달은 6분10초76의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한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르가 차지했다. 이승훈의 기록은 크라머르에 14초85나 뒤졌고 자신의 최고기록인 6분7초04보다 18초 이상 뒤처졌다.

당초 금메달은 힘들더라도 메달권 진입이 예상됐던 이승훈은 부진의 원인으로 적응 실패와 압박감을 꼽았다. 경기 뒤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하고 경기장을 떠났던 이승훈은 9일 “소치에 와서 적응을 잘 못 한 것 같다.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경기장에 오면서 긴장감과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다. 막판 스퍼트가 강한 이승훈은 자신의 장기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초반보다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뒤처진 기록을 냈다. 이승훈은 “크라머르의 우승을 예상하긴 했지만 압박감 탓인지 나 자신이 출발하면서부터 여유를 잃었다”고 밝혔다.

이승훈이 밴쿠버올림픽 때처럼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 물꼬를 트지는 못했지만 국민들은 비난 대신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1만 m와 팀 추월 경기가 남아 있는 만큼 아직 이승훈의 메달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승훈은 “1만 m는 메달 획득을 떠나 가벼운 마음으로 치르고 팀 추월에서는 꼭 메달을 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승훈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첫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유력한 메달 후보인 모태범(25·대한항공)이 10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한다. 케빈 크로켓 대표팀 코치는 9일 훈련을 마친 뒤 “모든 준비는 완벽하다. 단언하건대 모태범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단거리 선수다”며 금메달 획득을 낙관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승훈#모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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