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트라우마…불안한 日 언론, 김연아 전 코치 오서 앞세워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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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6일 07시 00분


‘피겨 여왕’ 김연아는 모두가 인정하는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 0순위다. 일본 언론이 5일 김연아의 전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의 평가를 인용해 “이번 대회는 아사다의 (금메달) 차례”라고 보도했지만, 김연아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스포츠동아DB
‘피겨 여왕’ 김연아는 모두가 인정하는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 0순위다. 일본 언론이 5일 김연아의 전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의 평가를 인용해 “이번 대회는 아사다의 (금메달) 차례”라고 보도했지만, 김연아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스포츠동아DB
국제 피겨계 김연아 2연패 낙관하자 위기감
“소치 금메달은 아사다 차례” 기살리기 돌입


‘피겨 여왕’ 김연아(24·올댓스포츠). 모두가 확신하는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다. 이미 오래 전에 기술과 표현력 모두 최고 수준에 올라섰고, 지금까지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은 마음이 급한 듯하다. 자국 피겨스케이팅의 간판인 아사다 마오(24)가 또 다시 김연아 앞에서 자존심을 구길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제는 김연아의 전 코치까지 내세워 ‘아사다 기 살리기’에 돌입했다.

일본 규슈스포츠는 5일 피겨 코치 브라이언 오서(53·캐나다)가 “이번 소치올림픽은 (김연아가 아닌) 아사다의 차례다. 아사다는 강력한 트리플 악셀을 보유했다. 금메달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오서 코치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연아의 올 시즌 경기는 동영상으로 본 게 전부다. 뛰어난 선수고, 스케이팅 실력이 더 좋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사다의 쇼트프로그램이 무척 아름답다. 두 선수가 좋은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서 코치는 이미 아사다 외에도 미국의 그레이시 골드(19)와 러시아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를 잠재적 금메달 후보로 꼽은 바 있다.

캐나다의 피겨 영웅이었던 오서 코치는 2007년 초부터 2010밴쿠버동계올림픽까지 김연아와 함께 했던 지도자다. 그러나 올림픽 6개월 후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가 오서 코치와의 결별을 발표했고, 이 과정에서 양측이 각기 다른 입장을 내세우며 대립하기도 했다. 그 오서 코치가 이번 소치올림픽에는 남자 싱글 일본국가대표인 하뉴 유즈루(20)의 코치로 참가한다. 수많은 정상급 선수를 배출하고도 한국의 대표선수 한 명을 넘지 못해 ‘김연아 트라우마’에 시달려온 일본으로선 김연아의 전 올림픽 지도자에게 ‘희망적인 의견’을 듣고 싶었을 터. 오서 코치 역시 ‘맞춤형 답변’으로 일본 언론을 만족시켰다.

물론 현실은 오서 코치의 예상과 많이 다르다. 김연아는 피겨계를 넘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정하는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이자,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피겨 여자 싱글은 수많은 동계 종목 가운데서도 ‘꽃’으로 통하고, 김연아는 ‘꽃 중의 꽃’이다. 수많은 외신과 피겨 전문가들은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를 낙관하고 있다. 심지어 AFP통신은 김연아를 동계올림픽 3대 미녀 가운에 한 명으로 뽑았다. 그만큼 이번 올림픽에서 김연아의 존재감은 막중하다. 반면 아사다는 오서 코치가 주무기로 꼽은 트리플 악셀을 올 시즌 단 한번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두 선수의 자신감의 차이는 막바지 훈련환경에서도 나타난다. 아사다는 4일 일본을 떠나 아르메니아 예레반에 마련된 전용 링크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연습시간이 제한된 올림픽 경기장의 상황을 고려해 일본빙상연맹이 마련해준 장소다. 소치와 시차가 없고, 비행기로 1시간30분이면 도착하는 근거리다. 그러나 김연아는 평소와 똑같다. 태릉선수촌에서 올림픽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한창이고, 12일 러시아로 출국해 현지 적응에 돌입한다.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자정, 프리스케이팅은 21일 자정에 각각 시작한다.

브라이언 오서. 스포츠동아DB
브라이언 오서. 스포츠동아DB

●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캐나다 출신으로 현역 시절 세계 정상급 선수였다. 1984사라예보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켜 ‘미스터 트리플 악셀’이란 별명을 얻었을 정도. 또 1988캘거리동계올림픽에서 미국의 브라이언 보이타노와 펼친 명승부는 여전히 ‘브라이언 전쟁’이란 애칭으로 피겨계에 회자되고 있다. 당시 심판 9명 가운데 5명이 보이타노의 손을 들어주면서 오서는 아쉬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대회를 끝으로 은퇴한 뒤 지도자로서 별다른 경력을 쌓지 못하다가 2007년 초 김연아의 전담 코치를 맡으면서 지도자로서도 전성기를 누리게 됐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이 그의 모국 캐나다에서 열린 덕분에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2010년 4월에는 서울특별시 명예시민으로 선정되고 한국에서 김연아와 함께 광고 촬영을 하는 등 ‘김연아 특수’도 누렸다. 그러나 그해 8월 김연아와 결별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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