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사람들과의 순간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 ‘라이프’는 2007년 폐간됐으나 20세기 최고의 사진잡지로 꼽힌다. 필립 할스만(1906∼1979)은 작품을 101번 표지에 실어 이 잡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최근 교황이 표지모델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 ‘롤링 스톤’은 대중음악 분야의 권위 있는 잡지다. 애니 리버비츠(65)는 이 잡지에 142장의 표지사진을 선보인 스타작가다. 둘의 인물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개인전이 서울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사진과 잡지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놓치기 아쉬운 전시다. 》
     
▼ 시대의 단면이 교차하는 한컷 한컷 ▼
‘애니 리버비츠’전


애니 리버비츠가 연인이었던 수전 손태그를 찍은 사진. ⓒAnnie Leibovitz from A Photographer‘s Life 1990∼2005
애니 리버비츠가 연인이었던 수전 손태그를 찍은 사진. ⓒAnnie Leibovitz from A Photographer‘s Life 1990∼2005
미국의 여성 사진가 리버비츠는 발가벗은 존 레넌이 웅크린 자세로 아내인 오노 요코를 안고 있는 모습을 찍은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70년부터 ‘롤링 스톤’에서 10년간 활동하면서 명성을 쌓은 뒤 패션 사진작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이번 전시에선 세계적 스타의 사진과 더불어 윌리엄 버로스, 필립 존슨, 아그네스 마틴 등 우리 시대의 지성과 예술가의 인물사진도 등장했다. 작가의 가족사진, 그녀의 동성 연인이었던 미국의 지성 수전 손태그의 마지막을 기록한 사진 등 개인사를 담은 사진들과 유명인사의 초상사진, 상업사진을 교묘하게 뒤섞은 전시 구성과 연출이 탁월하다. 한 인간의 내면과 우리 시대의 단면이 교차하는 지점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재미를 준다. 3월 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만∼1만5000원. 02-6263-2621

▼ 표정과 동작에 녹아든 인간의 내면 ▼
필립 할스만 ‘점핑 위드 러브’전


‘메릴린 먼로’ ⓒPhilippe Halsman / Magnum Photos
‘메릴린 먼로’ ⓒPhilippe Halsman / Magnum Photos
할스만은 라트비아 태생의 미국 사진작가다. 제목처럼 전시는 1940년대부터 60년대 후반까지 그가 촬영한 닉슨 대통령, 앨프리드 히치콕, 마르크 샤갈, 메릴린 먼로, 오드리 헵번 같은 세기의 인물의 점핑샷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정적인 초상사진과 달리 각기 다른 표정과 자세로 뛰어오른 유명인사들의 모습이 신선하고 흥미롭다. 높이 뛰어오른 사람들이 보여주는 아이처럼 환한 표정에서 긍정적 에너지가 흘러넘친다.

인간의 내면과 본성을 녹여낸 심리적 초상으로 주목받은 작가의 사진 200점과 소품 등을 볼 수 있다. 23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7000∼1만2000원. 02-532-4407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필립 할스만#점핑 위드 러브#애니 리버비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