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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철회… 공공개혁 힘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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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철회… 공공개혁 힘실리다

동아일보입력 2013-12-31 03:00수정 2013-12-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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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만에 일단락… 국회에 철도발전小委 구성 합의
원칙 지킨 朴정부, 公기관 개혁 ‘가치 전쟁’ 속도낼듯
역대 최장기 파업 끝내고… 철도노조가 파업 21일 만인 30일 파업 종료를 선언한 가운데 서울 은평구 수색동 철도정비기지창인 수색차량사업소에서 한 직원이 녹색 깃발을 흔들며 기관사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 역대 최장기 철도파업으로 기록된 이번 파업으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정부의 철도부문 경쟁체제 도입을 계기로 9일 시작된 철도파업이 21일 만에 사실상 끝났다. 정부가 ‘경쟁체제 도입으로 철도 부문을 개혁한다’는 원칙을 끝까지 지키면서 파업 종료를 이끌어낸 만큼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은 탄력을 받게 됐다.

하지만 정부와 철도노조의 극한 대립으로 역대 최장기 파업이 이어지는 동안 시민들은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이해관계의 충돌로 극심한 사회 갈등이 빚어질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정부, 노사, 국민 모두에게 남겼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새누리당 김무성, 강석호 의원과 민주당 박기춘, 이윤석 의원은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철도산업발전소위를 구성하는 조건으로 철도파업을 철회하기로 여야와 철도노조 지도부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철도산업발전소위의 위원장은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이 맡으며 여야 4명씩 총 8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철도산업과 관련된 모든 현안을 다루되 수서발 KTX 면허 발급 등 이미 진행된 조치는 다시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여야가 소위 구성에 합의하면서 철도노조는 31일 오전 11시 현업에 복귀하기로 했다. 다만, 안전 운전을 위해 파업에 참가했던 기관사들이 2일간 쉬어야 하고, 열차 정비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 1월 3일 정도 돼야 철도가 어느 정도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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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은 일단락됐지만 장기간 이어진 철도파업은 한국 사회 곳곳에 생채기를 남겼다. 열차 운행 감축으로 코레일이 주관하는 수도권 지하철 1∼4호선의 고장이 빈발했고, 15일에는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80대 할머니가 지하철 문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갈등의 불씨도 남아 있다. 정부와 코레일이 파업을 주도한 노조 간부에 대해 예정대로 사법 처리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노사정의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철도파업에 대해 끝까지 원칙을 지킨 것을 계기로 공공부문 개혁의 고삐를 죈다는 방침이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대통령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말도 있다”며 “새해엔 공동체 가치와 이익을 훼손하는 집단이기주의 행태가 자제되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뿌리내려 상생과 공존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대북(對北)정책, 한일 관계 등에서 보여준 원칙론적 접근법을 철도파업 이후의 공공부문 개혁에도 적용해 본격적인 ‘가치 전쟁(value war)’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쟁을 통한 공공부문 개혁’ 등 사회 구성원 다수가 옳다고 공감하는 가치 또는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다소 진통이 있더라도 정부가 적당히 양보하거나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공공행정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한국 사회가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치렀지만 그만큼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진단했다. 박진 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장은 “앞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때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박재명 기자
#철도파업#공공개혁#박근혜정부#국회#공공기관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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