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뜬 직원 이름 부르며… 눈물의 이임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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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희 기업은행장 재임 3년간 격무등으로 숨진 9명 일일이 호명
“다시 태어나도 IBK 선택할 것”

“33년 5개월의 은행 생활은 늘 꿈을 이뤄 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참! 좋은 은행’을 넘어 ‘위대한 은행’으로 도약시키는 꿈은 이곳에, 여러분께 남겨 두고 떠납니다.”

27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행장 이임식장. 3년 전 IBK기업은행 최초의 내부 승진 은행장으로 취임했던 조준희 행장(59)을 직원들은 눈물로 환송했다.

이임사를 이어 가던 조 행장이 재임 기간 중 숨진 9명의 직원을 일일이 호명했다. 업무 스트레스와 장시간 근무로 병을 얻거나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직원들을 향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 것. 조 행장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시울은 붉어졌다. 직원들은 지난 3년을 떠올리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조 행장은 “IBK는 저의 전부였다. 때로는 집이었고 때로는 따뜻한 가정이었고 때로는 세상을 배우는 학교였고 때로는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였다”며 “다시 인생을 살더라도 IBK를 선택해 직원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행장은 기업은행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행장으로 평가받는다. 기업은행은 최근 3년 연속 매년 개인 고객을 100만 명씩 늘렸다. 은행권 최초의 고졸, 저소득층, 시간제 근로자 채용, ‘원샷’ 인사 등 은행권에 새로운 인사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IBK기업은행#조준희#이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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