낀 남자, 김한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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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대치정국/야권의 속고민]
文-安 사이서 야권 주도권 못잡아… 당내 일각 조기전당대회론 솔솔

민주당이 처한 현실이 ‘내우외환’으로 압축된다면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김한길 대표의 처지는 진퇴양난이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가 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세를 결집하고 있지만 김 대표는 비노(비노무현)계로 분류된다. 태생적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당 밖에서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을 흔들어대고 있지만 지방선거에서 야권 분열은 필패인 만큼 비판만 할 수 없다.

국회 상황도 녹록지 않다. 당초 김 대표는 국가정보원개혁특위의 성과를 토대로 새해 예산안 합의를 일궈내 연말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국정원개혁특위는 진통을 거듭하고 있고,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과 관련한 특별검사제 도입 문제는 전혀 진척이 없다. 새해 예산안 처리 문제를 특검이나 국정원개혁특위 성과와 연계하자는 강경론이 대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 일각에서는 벌써 “새누리당과 국정원개혁특위 설치를 합의할 때 이미 특검은 물 건너간 것이었다”는 책임론이 제기된다. 여기에 철도노조 파업 문제까지 겹치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란 더욱 요원해졌다.

김 대표는 임시국회가 끝나는 대로 정치 현안에 밀려 미뤄왔던 당 개혁을 고강도로 추진할 계획이다. 모바일 투표경선 배제를 골자로 한 지방선거 공천개혁안이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노를 중심으로 당내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대표 때문에 새누리당(40%대)과 민주당(10%대)의 지지율 격차가 격화된 것은 아니지만 친노 그룹을 중심으로 ‘이래도 김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느냐’란 주장이 공론화될 수 있다”며 “며칠 남지 않은 연말까지는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 측 한 인사는 “흔들리지 않고 가다 보면 존재감도, 당 지지율도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승택 기자 hstneo@donga.com
#김한길#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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