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 메탈-솔라 페인트 등 ‘꿈의 소재’ 개발한다

산업부, 2025년까지 세계 석권할 200개 소재부품 선정

2024년 12월 대기업 과장 김미래 씨는 출근하려고 자가용 운전석에 앉은 뒤 전날 충전된 태양광 전기량을 체크한다. 김 씨의 자동차에는 태양광 패널 없이도 햇빛을 전기로 바꿔주는 ‘솔라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김 씨의 전기자동차는 3, 4시간만 충전해도 수백 km를 갈 수 있다. 스티로폼보다도 가벼운 ‘에어로 메탈’ 소재로 자동차 무게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어 김 씨는 자동차에 설치된 ‘오토로봇’에게 목적지를 말했다. 로봇은 도로 정보를 확인한 뒤 저절로 회사를 향해 출발한다.

새롭게 개발될 첨단 소재와 기술이 만들어낼 미래의 일상이다. 정부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모습이 10여 년 내에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연 소재부품 연구개발(R&D) 전략 간담회에서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200대 미래 유망 소재와 부품을 발표했다. 정부는 1년간 2000여 명이 참여한 전문가 자문위원회와 삼성, LG 등이 참여한 수요기업 검토위원회의 연구를 거쳐 445개 후보기술 중 최종 200개를 선정했다. 선정된 소재와 부품은 앞으로 R&D 예산과 산학협력으로 집중 지원된다.

무게는 스티로폼의 75분의 1이지만 자기 무게의 4만 배를 견디는 초경량 미래형 금속인 에어로 메탈이 민들레 꽃씨 위에 놓여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육성 대상으로 선정된 소재 중에는 초경량 미래형 금속인 에어로 메탈이 대표적이다. 에어로 메탈이란 무게가 스티로폼의 75분의 1 수준이면서도 자기 무게의 4만 배를 버티는 ‘에어로 그래파이트’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자동차, 항공기, 반도체 분야에 획기적 발전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는 소재다. 정부는 2025년까지 에어로 메탈 관련 세계 시장 규모가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두꺼운 태양광 패널 없이 칠하기만 해도 햇빛을 전기로 바꿔주는 솔라 페인트. 자동차산업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소재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칠하기만 해도 햇빛을 전기로 바꿔주는 솔라 페인트는 자동차산업 분야에 응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소재다. 두꺼운 태양광 패널이 필요 없어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응용도 쉬워 2020년까지 세계 시장 규모가 13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람 몸속에 들어가 질병을 치료하거나, 오염 지역에서 탐색 활동을 하게 될 로봇 곤충. 동아일보DB

동전보다 작은 크기의 로봇 곤충은 사람의 몸속 아픈 부위에 들어가 치료를 하거나, 사람이 갈 수 없는 오염지역을 탐색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여기에 쓰일 제어장치나 모터 등의 부품 개발도 유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밖에도 △무인 주행을 돕는 오토로봇의 핵심 부품 △파킨슨병, 우울증 등 난치병 치료에 사용될 뇌 조절 모듈 기술 △유해물질을 흡수·분해하는 자연친화 도로용 소재 △자가 치유가 가능한 인체모방 접합소재 등을 유망 소재 부품으로 꼽았다.

정부는 이들 200대 소재 부품 중 상위 60개의 세계 시장 규모가 2025년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R&D 지원 등으로 국내 기업들이 이 시장을 선도하면 1500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홍 산업부 제1차관은 “한국은 소재 부품 수출 규모에서 세계 5위지만 여전히 핵심원천 기술에서는 일본, 독일에 대한 의존이 심하다”며 “이번 전략은 2020년 세계 4대 소재 부품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실천계획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