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新중년시대]허혈성 심장질환, 운동·저염·금연 등 작은습관 실천이 해법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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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근육운동 하면 대부분 상체운동을 먼저 떠올리지만 인체에서 가장 큰 근육은 대퇴근육이다. 대퇴근육 운동을 하면 혈당도 떨어지고 복부 비만에도 효과가 있다. 조진만 강동경희대병원 교수가 대퇴근육 운동을 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근육운동 하면 대부분 상체운동을 먼저 떠올리지만 인체에서 가장 큰 근육은 대퇴근육이다. 대퇴근육 운동을 하면 혈당도 떨어지고 복부 비만에도 효과가 있다. 조진만 강동경희대병원 교수가 대퇴근육 운동을 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평소 흡연을 즐기던 조진만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45). 그는 최근 응급실로 방문하는 심근경색증 환자들의 나이가 가끔 자기보다 어린 것을 보고 금연하기로 결심했다. 또 대중매체에서 유행하는 중년 몸짱 열풍에 따라 환자들에게 늘 권유하던 운동을 직접 해보기로 마음먹고 2년 전부터 병원 옆 헬스장을 찾아 틈틈이 운동을 하고 있다. 비록 바쁜 일상 탓에 일주일에 두세 차례밖에 못 가지만 두둑하던 뱃살이 제법 줄고 계속 앉아 있어서 구부정하던 자세도 곧게 펴졌다. 흡연 욕구도 줄었다.

조 교수는 “허혈성 심장질환은 혈관 노화, 흡연, 고혈압, 당뇨병, 과체중, 고지혈증,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생긴다”며 “혈관 노화의 위험인자로부터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소금 적게 먹기, 금연 등의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가슴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고통

허혈성 심장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관상)동맥에 경화증이 생겨 심장 근육에 혈류장애를 일으킨다.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교통, 통신의 발달로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급격히 줄면서 심장동맥 질환을 겪는 40, 50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한파, 폭설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겨울철엔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여름에 비해 3분의 1 정도 더 증가한다. 평소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가 찬바람을 갑자기 맞으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해 치명적인 응급상태가 올 수 있다.

추운 겨울엔 무리한 야외활동을 삼가고 외출 때는 가벼운 옷을 여러 벌 겹쳐 입으며 모자 장갑 마스크 등을 착용해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또 신체활동이 줄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므로 실내에서 운동을 적절히 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조 교수는 “연말연시 분위기에 휩쓸려 과음, 과식을 하는 때가 많은데 특히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는 투약 및 치료를 지속적으로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등 평상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연-금주-운동은 심장질환 예방 필수항목

허혈성 심장질환은 질병의 발생 속도와 경중에 따라 ‘만성 안정형 협심증’과 ‘급성 관동맥 증후군’으로 나눌 수 있다. 만성 안정형 협심증은 일정한 강도 이상의 운동이나 노동을 할 때 발생하는 앞가슴 부위의 흉통이 특징이다. 가슴 한가운데 통증이 발생하며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없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꾸준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반면 심근경색증으로 대표되는 급성 관동맥 증후군은 혈관 안에 혈전(피떡)이 생겨 혈관이 갑자기 막히는 증상이 나타난다. 혈관이 좁아진 것이 아니라 완전히 막힌 상태이므로 경과가 매우 급박하게 진행되며 안정을 취해도 극심한 가슴 통증이 지속되고 식은땀, 구토 등을 동반해 급사에 이르기도 한다. 막힌 혈관을 뚫는 혈관재개통술이 필요하다.

허혈성 심장질환을 예방하려면 금연 금주 운동을 실천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40, 50대가 되면 식사량에 비해 쉽게 살이 찌고 운동을 해도 좀처럼 살이 빠지지 않는다. 이것은 기초대사율이 떨어진 결과로 노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기초대사율은 인체가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는 동안에도 소모되는 칼로리를 말하는 것으로 심장박동, 호흡, 체온 유지 등을 포함한 생명 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에너지 소모량이다. 나이가 들수록 심장박동수가 느려지는 것처럼 기초대사율도 자연적으로 감소한다. 허혈성 심장질환 예방에는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기초대사율을 올리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5∼10mmHg 정도의 혈압 강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이는 10∼20% 심장 발작 감소 효과로 이어진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운동을 하면 금연을 시도하거나 흡연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 당뇨병 환자는 공복혈당이 줄어 허혈성 심장질환을 포함한 당뇨합병증의 발생이 전반적으로 감소한다. 운동은 지질대사에도 영향을 미쳐 나쁜 콜레스테롤은 감소하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늘어나 허혈성 심장질환을 예방한다.

이미 심장혈관질환을 진단받고 치료 중인 사람도 운동을 통해 재발이나 악화를 예방할 수 있고 재활에도 도움이 되지만 우선 주치의와 상의해 알맞은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정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운동 시작과 종료 시점에 천천히 걷기와 같은 웜업(Warm-up)과 쿨다운(Cool-down) 과정을 반드시 하도록 한다. 심장질환자는 가능한 한 운동할 때는 동반자와 같이 해야 하며 가슴이 아플 때까지 운동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원스톱 서비스

허혈성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있다. 좁아진 혈관 속에 조그마한 풍선을 넣어 좁아진 혈관 부위를 부풀리고 스텐트를 삽입해 지지해주면 약 95% 이상에서 협심증 증상이 완화된다. 이 방법은 전신마취가 필요치 않고 회복기간도 빨라 하루 이틀 만에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관상동맥의 좁아진 부위가 여러 군데거나 당뇨병이 있다면 내과적 시술보다는 수술이 장기적인 예후가 좋기 때문에 흉부외과에서 막히거나 좁아진 부위를 우회하는 혈관이식술을 진행할 수도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는 심장혈관내과, 흉부외과, 혈관외과, 심장마취, 심장재활 등 심장혈관계와 관련된 분야의 전문의가 함께 진료에 참여한다. 급성 심장혈관질환은 극심한 통증과 함께 경과가 급박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은 방문 당일 진료 및 검사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허혈성 심장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신속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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