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국제 경기 회복 조짐… 해외증시 간접투자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은행 PB 전문가들이 본 2014 금융 트렌드

2014년 금융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양적완화가 끝나고 초(超)저금리 시대는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양적완화 종료로 시장에 풀리는 돈이 줄어들겠지만 이는 경기 회복의 징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은 오히려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선진국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연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위기 때 금융시장을 주도했던 금과 원자재는 당분간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전문가들과 함께 내년 금융시장 트렌드를 전망해 보고 유망 투자상품을 꼽아 봤다.

경기 회복세 가시화… 선진국 주식형펀드 관심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 경제가 3.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2.9%)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 경제성장률도 3%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선진국 경기다. 오인석 KB국민은행 WM사업부 팀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적극적 경기 부양책을 지속한 결과 고용시장과 부동산 등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회복 초기 국면에는 주식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국채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증시로 모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양적완화 기조가 바뀌더라도 당장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시점은 경기 상승이 시작되는 국면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주식형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춘수 외환은행 PB마케팅부 차장은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지면서 선진국 증시의 상승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증시는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종목을 고르는 게 사실상 어려우므로 주식형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투자보다는 시장 상황을 봐 가며 적립식으로 분할 매수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미국 주식은 이미 어느 정도 올랐으므로 유럽 증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흥국 시장도 장기적으로는 상승 추세에 접어들겠지만 당장은 선진국만큼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관심 가져야 할 연금상품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후 대비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도 안정된 노후자금 준비를 돕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내놓고 있다.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연금은 멀리 보고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률보다는 세제혜택이나 향후 지급 방식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내년에 유행할 상품을 꼽기가 쉽지 않지만 올해 인기를 끈 연금저축펀드는 내년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연간 400만 원까지 주어지는 소득공제 혜택이 큰 장점이다. 다만 중도에 해지하면 혜택이 취소되므로 가입할 때 신중해야 한다.

지난해까지 큰 인기를 모았던 즉시연금은 비과세 혜택 한도가 2억 원으로 줄면서 올해는 다소 인기가 시들했다. 하지만 목돈을 넣어둔 뒤 연금처럼 꺼내 쓰는 ‘안정성’ 측면에서는 관심을 가질 만하다. 비과세 혜택 외에 기간에 따라 상속·증여세를 덜 낼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증권사를 중심으로 인기몰이가 한창인 신연금저축계좌 역시 장점이 많은 상품이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상품마케팅본부장은 “연금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체계적인 투자계획을 세울 수 있다”며 신연금저축계좌의 장점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고액 가입자를 대상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금융사가 많아졌으니 이용해 볼 만하다.

달러화 투자 관심… 원자재는 힘들 전망

김인응 우리은행 잠실역지점 PB는 “요즘 부자들은 미국 달러화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올 하반기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연기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떨어졌지만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 달러화 가치가 결국 오른다는 것이다. 미국 달러 표시 예금이나 달러화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등에 일부 자산을 투자해도 괜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하락기에 높은 수익을 거둔 원자재 투자는 당분간 관심을 얻기 어려울 것 같다. 과거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고 금리가 오르면 금은 외면당했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 수출 기업의 수익성은 좋아지므로 국내 주요 수출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