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2주기 추모대회]김경희, 추모대회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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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괘씸해서?… 김정은이 막아서?
건강악화說-민심 의식 분석도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의 최대 관심사였던 김경희 북한 노동당 비서(사진)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와 중앙추도대회행사 참석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그가 불참한 이유는 네 가지 유력한 시나리오로 분석해볼 수 있다.

①시나리오 1: 너무 위독해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김경희의 건강 문제다. 그가 마지막으로 공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9월 초 북한 정권 창립 기념공연장에서다. 당시 기력이 없고 여윈 모습이었다. 김경희가 행사에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이 또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숙청과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김경희가 조카의 권력 안정을 위해 남편의 숙청을 용인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경희의 건강이 남편의 처형을 막지 못할 정도로 악화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

②시나리오 2: 조카가 괘씸해서?

남편을 처형한 조카를 괘씸하게 여긴 김경희가 자의적으로 추도식에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에서 현재 자신의 의지대로 공식 행사에 불참할 수 있는 인물은 김경희가 유일하다. 김정일도 생전에 김경희의 고집은 이기지 못했다. 김정은의 모친 고영희도 김경희 앞에선 최대의 예의를 표하며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아무리 무소불위의 권력을 쥔 김정은이라도 고모가 불참하겠다고 작정했다면 이를 강제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③시나리오 3: 민심 의식해서?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과 더불어 불만을 가진 북한 주민들로부터 가장 큰 비난을 받은 인물이 바로 김경희다. 장성택 처형 사유는 ‘천하의 만고역적’이었다. 주석단에 ‘만고역적의 부인’이 버젓이 앉아 있으면 “다른 사람은 몇 대를 멸족시키면서 너무하지 않냐”는 부정적인 여론이 생길 수도 있다. 김경희 불참은 주민들에게 자숙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④시나리오 4: 김정은의 권유로?

김정은이 고모의 불참을 권유했을 수도 있다.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이참에 주민들이 갖고 있는 “김정은은 장성택과 김경희의 섭정을 받는다”는 이미지를 없애고 자신이 유일한 절대 권력자임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주민들이 받들어야 할 유일한 ‘백두혈통’이 김정은임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을 수 있다. 김경희가 등장했을 경우 북한 내부와 국제사회의 관심이 그에게 집중되는 것을 경계한 조치라는 관측도 있다.

김경희의 불참은 이런 네 가지 시나리오가 복합적으로 고려된 결과일 수도 있다. 다만 어떤 조합인지를 단정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김정일 2주기#김정은#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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