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지 9단은 우변 백 대마를 놓쳤지만 95로 중앙 백 2점을 잡아 둔다. 선수를 잡은 백은 96으로 둬 우상귀 흑을 압박한다.
101에 대해 102로 탄력 있게 처리한 것은 104를 두기 위한 것이다. 참고 1도처럼 흑 1로 두기는 어렵다. 백 2로 두면 흑이 오히려 위험해 보인다. 설령 백을 잡고 살더라도 바깥이 모두 선수가 돼 백은 손해가 없는 모습이다.
결국 흑은 105, 107로 물러서야 했고 108까지 또 한 번 멋진 타개 솜씨를 뽐내고 있는 박영훈 9단.
109의 양걸침에 110으로 붙여간다. 공격하고 싶은 반대쪽을 붙이는 것이 기리(棋理)에 부합하는 것이다.
113으로 가장 간명한 정석을 선택했다. 흑도 쉽게 안정됐지만 백도 편해진 모습이다. 참고 2도처럼 흑 1로 두는 것은 백 6까지 상변 흑이 미생이어서 흑으로서는 좋을 것이 없는 그림이다.
흑이 117로 상변을 연결할 겸해서 지켜두자 백은 118로 젖힌다. 가볍게 선수를 행사하겠다는 뜻이다. 백으로서는 ‘패를 하겠다’며 흑에게 물러서기를 주문하고 있다. 이 패는 백에게는 꽃놀이패에 가깝다. 패를 져도 충분히 대가를 찾을 수 있다는 게 박영훈의 계산이다. 과연 흑이 고분고분하게 받아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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