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다롄 협력사 직원 2000명 실직 위기… 2만5000명 교민 위해 반드시 회생시켜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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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암 고려용접봉 중국법인 사장, 정부에 지원 호소

“중국 다롄(大連)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 2만5000명을 생각해서라도 STX다롄조선소의 청산만큼은 막아 주십시오.”

10일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최희암 고려용접봉 중국법인 사장(58·사진)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2009년 4월 인천 전자랜드 감독을 끝으로 농구계를 떠난 그는 그해 11월부터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다롄 시에 있는 고려용접봉 중국법인을 맡고 있다. 고려용접봉은 용접재료 생산업체다.

올해 초 STX그룹에 경영 위기가 닥치면서 STX다롄조선소는 4월부터 사실상 가동이 중단됐다. 그 여파로 고려용접봉 중국법인도 3800만 위안(약 66억 원)의 납품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 사장은 “우리 회사는 매출의 30%만 STX다롄조선소에 납품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현지 협력업체들 중에는 직원 월급을 주지 못해 사장이 야반도주를 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STX다롄조선소가 사실상 문을 닫음으로써 다롄지역에 취업한 한국인 청장년 2000여 명이 대량 실직할 위기에 처했다”며 “또 월급을 받지 못한 중국인 근로자 4만여 명의 반한 감정이 날로 높아져 교민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현재 STX다롄조선소의 협력업체 50개로 구성된 ‘중국STX다롄 채권사협의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달 STX조선해양의 주 채권사인 산업은행을 찾아 “청산만큼은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5일에는 다롄 시 정부를 찾아가 한국 협력업체들의 사정을 전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11일 귀국한 최 사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의 한 음식점에서 ‘3조 원 대한민국 국부 유출 결사반대’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갖는다.

최 사장은 “현지 협력업체들이 모두 망하게 생겼는데 산업은행, STX조선해양 모두 ‘우리는 모른다’고만 하고 있다”며 “한국 자본이 3조 원 넘게 들어갔는데 중국 결정만 쳐다보고 있는 건 업무상 배임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최희암#STX다롄#고려용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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