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철도파업 예고… 노사, 수서발 KTX 운영사 싸고 밤샘협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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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무궁화호 60%만 운행

코레일 勞使 브리핑 기싸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코레일 서울본부에서 장진복 코레일 대변인(가운데)이 
브리핑을 끝낸 직후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오른쪽)이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 대변인은 장 대변인에게 브리핑을 
위해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구했으나 장 대변인은 단상을 내주지 않았다. 이날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파업 철회를 위한 노사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 조율에 실패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코레일 勞使 브리핑 기싸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코레일 서울본부에서 장진복 코레일 대변인(가운데)이 브리핑을 끝낸 직후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오른쪽)이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 대변인은 장 대변인에게 브리핑을 위해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구했으나 장 대변인은 단상을 내주지 않았다. 이날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파업 철회를 위한 노사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 조율에 실패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9일 오전부터 전국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10대 중 4대가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으로 멈출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고속철도(KTX)와 수도권 지하철은 일단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철도노조는 8일 밤늦게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이날 밤 12시까지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후 9시 ‘필수유지업무 지명자를 제외한 전 조합원은 9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하라’는 내용의 파업 명령서를 하달했다. 이 시간 전까지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009년 11월 이후 4년 만에 철도 파업이 벌어진다.

○ ‘수서발 KTX’ 핵심 쟁점 떠올라

철도노조가 이번 파업의 가장 큰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수서발 KTX 민영화’ 문제다. 코레일은 1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수서발 KTX 운영사를 독립 계열사로 출범시키는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를 분리할 경우 다음 수순은 민영화”라며 “열차를 멈춰서라도 10일 이사회 의결을 막겠다”고 공언했다. 철도노조는 파업 철회 조건으로 이사회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코레일 사측은 “수서발 KTX 운영사를 출범시킬 때 코레일 지분 41%를 유지하고 나머지 59%도 연기금 등 공공 성격이 강한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민영화를 위한 조치라는 노조 주장은 억지”라고 주장한다. 임금 인상 문제도 파업 명분 중 하나다. 철도노조는 자연승급분 1.4%를 포함해 내년 8.1%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코레일은 임금 동결로 맞서고 있다. 코레일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조3000억 원에 달해 전체 공공기관 중 8번째로 많다는 이유에서다.

코레일은 파업이 시작되면 비상수송 체제를 가동한다. 철도는 2008년 필수 공익유지사업장으로 지정돼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필수근무자 8418명은 정상 근무한다. 여기에 퇴직 기관사와 군인 등 대체인력 6035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KTX와 수도권 지하철에 대체인력을 집중 투입해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정상 운행시킬 방침이다. 다만,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평시 대비 운행률이 각각 57.7%와 60.5%로 떨어진다. 특히 화물열차는 평소 하루 289대가 운행하지만 파업 기간에는 104대만 운행하게 돼 운행률이 36.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정부 강경대응 예고


정부는 이번 파업이 시작되면 불법 파업으로 규정할 방침이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수서발 KTX 운영사 설립을 저지하기 위한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파업이 시작될 경우 전체 공공기관에 미칠 여파도 주시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등도 ‘민영화 반대’ 등을 이유로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과도한 복지로 국민의 지탄을 받는 공기업들이 명분 없는 파업을 벌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11일 공공기관 부채를 줄이고 과도한 복지 혜택을 없애는 내용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신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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