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김사훈, 사촌형 김사율과 첫 선발 배터리 “마음껏 던져보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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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6일 07시 00분


사촌형제지간인 롯데 김사율과 김사훈이 25일 광주 KIA전에서 처음 선발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다. 동생 김사훈이 형 김사율의 공을 받기 위해 포구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사촌형제지간인 롯데 김사율과 김사훈이 25일 광주 KIA전에서 처음 선발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다. 동생 김사훈이 형 김사율의 공을 받기 위해 포구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롯데 포수 김사훈

야구 입문·롯데 입단 이끌어 준 영원한 우상
지난해 사율이형 마무리때 4경기서
3S 합작
강민호·용덕한 부상속 KIA전 선발 배터리로
5이닝 4실점 불구 형님-아우 의미있는 호흡


롯데 김사율(33)은 따로 말을 건네지 않았다. 25일 점심 때 “잘해보자”고 슬쩍 한마디를 건넨 것이 전부였다. 롯데 포수 김사훈(26)에게 김사율은 존경하나 다가서기 힘든 존재다. 김사훈은 “평소에 캐치볼조차 같이 해본 기억이 없다”고 떠올렸다. 우상이자, 대선배이자, 사촌형인 김사율과 25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평소와 똑같다”고 말은 했지만,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청보 투수 김상기와 포수 김동기가 1986년 7월 25일 잠실 OB전에서 형제 배터리를 이룬 역사에 이어 또 하나의 진기록이 될 사촌 배터리가 25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 우상 사율 형이 이끈 김사훈의 야구인생

김사훈은 부산 감천초등학교 때 야구를 시작했다. 경남상고 에이스로서 전국무대를 휘어잡던 사촌형 김사율이 무척이나 멋져 보여 결심했다. 김사율처럼 투수로 야구에 입문했다. 그러나 작은 체격 때문에 고교 때부터 포수로 전향했다. 형과 달리 김사훈은 학창 시절 돋보이는 선수가 아니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4년간 프로의 문을 두드렸으나 받아주는 팀이 없었다. 대학을 다니다 군대에 가려고 한 순간, 거짓말처럼 2010년 롯데에서 입단 제의가 왔다. 2011년 신고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형 김사율이 배재후 단장에게 추천해서 입단 테스트가 이뤄질 수 있었다. 지난해 5월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평생의 소원이었던 김사율과의 배터리가 현실이 됐다. 6월 10일 사직 KIA전까지 당시 마무리였던 김사율과 배터리 호흡을 맞춰 4경기에서 3세이브를 합작했다.

롯데 김사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 김사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우연의 연속이 만든 필연

그러나 이후 사촌은 힘든 시간을 겪었다. 김사율은 올 시즌 불펜에서 부진을 거듭하다 선발로 전환했다. 김사훈은 2군생활을 거듭했다. 그러다 9월 24∼25일 주전 포수 강민호와 용덕한이 부상 탓에 줄줄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자, 김사훈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마침 25일 선발이 김사율이었다. 김사훈은 경기 직전 “사율 형이 원하는 대로 던지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4회까지 무실점 호흡을 이뤘다. 사촌 배터리는 5∼6회 잇단 실점 탓에 5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끝났지만, 김사훈이 또 하나의 목표를 이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광주|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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