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이준익 감독 “‘고발’보다 중요한 건 피해자의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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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23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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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이 영화 ‘소원’을 세상밖으로 내놓게 된 취지를 밝혔다.

이 감독은 23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소원’(감독 이준익)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는 고발의 목적이 아닌 피해자의 내일을 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평소 뉴스에 나오는 성폭행 사건을 보면서 통탄만 한 채 돌아서면 잊어버렸다. 보는 것이 불편해서 자세히 보지도 않았다”며 “그러다 시나리오를 받았고, 읽기 힘들 정도로 불편했다. 하지만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파헤쳐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동 성폭행 사건과 일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주제가 피해야 할 문제가 아닌 정면으로 부딪혀야 하는 문제임을 깨닫고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한 것.

그는 “꼭 영화로 찍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무조건 찍어야 했다. 찍는 내내 사회의 민감한 소재였기에 영화 속에 혹여 불손의 태도가 보일까 공손하게 찍었다”며 “영화에 참여하는 모든 인물들이 똑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진심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성폭력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 때 고발 형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우리 영화의 카메라가 쫓는 것은 피해자의 내일이다. 피해자에게 가장 행복한 결말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잘 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의 제목이 ‘소원’인 이유도 있다. 끔찍한 사고를 통해서 일상이 파괴된 가족의 소원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첫 장면이 야구경기를 보는 아버지 동훈(설경구)의 모습이었고 마지막 장면도 동일하다. 이처럼 가족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그렸다”고 덧붙였다.

영화 ‘소원’은 성폭력 사건 피해자인 소원이와 가족들 그리고 주변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 세상의 모든 피해자와 가족들이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위로와 치유의 영화이다.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배우 설경구, 엄지원, 이레가 출연한다. 10월 2일 개봉.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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