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오빠 노숙하고 사진찍고 가실게요” 與 추석 홍보물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7일 17시 33분


코멘트
새누리당 추석 홍보물에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법적 대응까지 경고했다.

새누리당은 17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에게 추석 귀성인사를 하면서 홍보물을 나눠줬다.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참석했다.

문제가 된 홍보물 첫 페이지에는 '누가 대한민국의 적을 국회에 들였습니까?'라는 문구 아래 이정희 통진당 대표, 민주당 박영선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이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을 실었다. 이들 뒤에는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과 추미애 의원 등도 보인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 홍보 동영상의 한 장면이다.

2면에는 천막당사에서 노숙 투쟁 중인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사진을 실었다. '한길 오빠, 노숙하고 가실게요~'라는 제목을 뽑았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김관영 수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발끈했다.

김 수석 대변인은 1면 사진과 관련, "물론 그 의미는 야권연대에 대해 이정희 대표와 연계해 민주당을 문제가 있게 공격한 것으로 보여진다. 새누리당의 색깔론 공세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 정말 진절머리가 난다"며 "정치적 공세를 넘어서 이는 명백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이 있는 게재행위라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김한길 대표 부분을 더욱 문제 삼았다.
김 수석 대변인은 "'한길오빠, 노숙하고 사진 찍고 가실게요~'라고 맨 위에 제목을 실었을 뿐 아니라, 그 밑에 보면 네티즌의 이름을 빗대서 '호화로운 이불, 침대, 노트북, 전깃불까지 다 있네. 이게 노숙이냐? 캠핑이지!'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하는 네티즌의 이름에 숨어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노숙을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1야당의 대표를 이렇게 저열하고, 비열한 방법으로 희화화할 수 있는 것인지 정말 묻고 싶다. 침실에 와서 이불과 침상을 직접 본 일이 있는가? 비 오는 날, 비가 새는 천막에서 그 현장을 목격한 일이 있는가? 하루라도 천막당사에서 그 소음 속에서 자본 일이 있는가?"라며 "이게 새누리당이 민주당에게 보내는 추석 선물인가? 아니면 오늘 환갑을 맞이한 김한길 대표에게 보내는 환갑 선물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제1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태들"이라며 "민주당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통진당도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새누리당의 추석 홍보물에는 통진당 이석기 의원과 이정희 대표, 진보당을 겨냥,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국회의원', '농담 같은 변명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정당', '국민의 혈세로 '장군님 사업'하는 세력'"이라며 "퇴장시켜 주십시오!"라고 적혀 있다.
김재연 대변인은 현안논평에서 "오늘 새누리당 지도부들이 추석 귀향인사를 하며 배포한 정책홍보물은 총 4면 중 3개면을 종북색깔공세로 채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추석 귀향길 국민들에게 전하는 인사와 정책이 종북몰이밖에 없느냐"며 "통합진보당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자 사전선거운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선관위에 선거법 위반여부 검토와 배포 금지 조치를 요청했다"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발행인과 배포책임자 등 관련자들을 형사 고발하고 배포 중단 가처분 신청도 내겠다. 민사상의 책임도 묻겠다"고 대응방침을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새누리당#민주당#통합진보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