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박희수 “윽박지른다고 좋은 소방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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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12일 07시 00분


SK 박희수. 스포츠동아DB
SK 박희수. 스포츠동아DB
마무리 투수 평가 잣대에 새 본보기
뛰어난 제구력으로 구속 140km 보완

추신수(신시내티)의 팀 동료 아롤디스 차프만은 2011년 시속 106마일(약 171km)의 공을 던진 적이 있다. 오승환(삼성)도 종종 150km대 중반을 찍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마무리투수라는 것.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는 ‘수호신’의 자질 중 하나다. 그러나 박희수(30·SK)는 평균구속 140km의 직구로도 뒷문지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비록 11일 군산 KIA전에서 결승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올 시즌 성적은 36경기에서 1승1패22세이브, 방어율 1.88로 준수하다.

박희수의 무기는 우타자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며 떨어지는 투심, 그리고 구석구석을 찌르는 ‘핀 포인트’ 제구력이다. SK 관계자는 “박희수가 SK 투수 중 가장 제구력이 좋다. 스트라이크존에서 공 한 개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을 정도다. 다른 투수들이 부러워하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박희수의 직구 구속은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다. 그는 “지난 시즌 구속이 너무 잘 나온 것 같다. 올 시즌에는 전광판에 130km대의 직구가 찍혀 동료들에게 놀림을 받은 적도 있다”며 웃었다. 스포츠통계기록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시즌에 비해 박희수의 평균 구속(141→140km)과 최고 구속(148→147km)은 모두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야구는 구속 경쟁이 아니다. 박희수는 스트라이크존의 상하좌우를 잘 활용하는 투구로 범타처리가 많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0.94로 SK 투수들 가운데 가장 낮다. 올 시즌 20세이브 이상을 기록 중인 투수 가운데 WHIP가 0점대인 선수는 오승환(0.85)과 박희수뿐이다. 그는 “다른 불펜투수들이 잘해주면서 9회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올라가는 1이닝 세이브가 많아졌다. 시즌 초반보다 훨씬 부담이 적다. 승리를 많이 지켜 팀이 4강에 오르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군산|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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