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대우조선 내년 상반기 매각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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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보유로 부담 커지자 보유지분 서둘러 매각 나선듯

대우조선해양 최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내년 상반기(1∼6월)에 이 회사의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 산업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지분 31.46%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팔 계획이다.

10일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실(경남 거제)에 따르면 산은 측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상황과 경제 여건을 감안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본격적인 매각을 추진한다고 최근 김 의원에게 보고했다. 내년 상반기에 매각 공고를 낸 뒤 관련 규정에 따라 6개월 이내에 새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것이다.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 지분의 가치는 10일 종가 기준으로 1조9749억 원.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매각가격은 2조5000억∼3조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의 2대 주주는 17.15%를 가진 금융위원회이고, 나머지 지분을 연기금 등이 나눠 갖고 있으므로 산은 보유 지분만 사들이면 경영권을 얻을 수 있다.

이에 앞서 8월에는 금융위가 현대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을 매각 주간사회사로 선정하고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섰다. 금융위는 올 2월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기간이 만료되면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대우조선 주식을 넘겨받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산은과 금융위가 각각 보유한 지분을 묶어 팔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산은은 2008년 11월 6조5000억 원의 인수가를 제시한 한화그룹을 대우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한화는 당시 산은 보유 지분과 캠코 지분(현 금융위 보유)을 함께 살 예정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화 측이 이듬해 1월 인수를 포기하면서 매각은 전면 중단됐다. 한화는 당시 산은에 냈던 이행보증금 3150억 원을 돌려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한 뒤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관심은 매각이 실제로 성사될지다. 최근 조선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조선업체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실제로 내년에 조선 경기가 좋아져 매각 흥행이 이뤄질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일각에서는 채권단 출자전환으로 STX조선해양 1대 주주가 되는 산은이 대형 조선사 2개를 보유하는 데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서둘러 대우조선을 매물로 내놓았다는 추측이 나온다.

현재로선 대우조선을 사겠다고 나서는 곳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는 포스코의 경우 정준양 회장이 6월 “관심도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또 대우조선은 잠수함, 군함 등을 생산하는 국내 대표 방위산업체라 적절한 외국인 투자가를 찾기도 쉽지 않다는 게 금융당국 안팎의 견해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대우조선해양#KDB산업은행#대우조선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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