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던진 괴물, PS까지 이렇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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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샌디에이고전 13승 쾌투… 직구 살아나 최근 2연패 부진 씻어
놀라스코 가세 팀 선발진 더욱 막강… PO 앞두고 위력적 모습 계속 보여야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더 몬스터’ 류현진(26)은 올해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모든 사람들의 우려를 기우로 일축해버렸다. 류현진은 8월에 마이애미와 보스턴전 패배로 첫 연패를 당했다. 특히 보스턴전에서는 1회 3점 홈런을 포함해 최다 4실점하며 패전을 맛봤다. 홈에서의 강점이 무색해진 경기였다. 1회 징크스가 집중적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8월 31일 올 시즌 처음 상대한 샌디에이고전에서는 1회부터 올 시즌 가장 빠른 볼을 구사하며 13승을 달성했다. 6과 3분의 1이닝 동안 8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도 3.02로 낮췄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1회부터 빠른 볼로 승부하면서 좋은 피칭을 이어갔다”고 칭찬했다. 포수 A J 엘리스 역시 “1회 빠른 직구가 경기를 좌우했다”며 시속 150km(약 94마일)가 측정된 패스트볼의 구위가 13승의 원동력이 됐음을 인정했다. 류현진은 이날 샌디에이고의 간판타자인 윌 베너블에게 7구 슬라이더를 구사하기 전까지 직구로만 승부했다. 1회에 던진 11개의 볼 중 3개만 변화구였고, 나머지는 시속 149, 150km의 빠른 볼로 삼진 2개를 빼앗았다. 류현진은 “1회에는 무조건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했다. 직구 스피드가 좋아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 못지않게 현지 언론의 이슈가 된 것은 류현진의 2회말 홈 슬라이딩이었다. 미국 기자들에게는 매우 ‘어색하게(awkward)’ 보였기 때문이다. 기본기와는 동떨어져 마치 빙판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듯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무조건 살아야 겠다는 마음에 열심히 뛰었는데 앞으로 슬라이딩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류현진은 8월 6경기 등판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61로 빼어난 월간 성적을 작성했다. 38이닝을 던져 40안타 4볼넷 34삼진으로 전반기 호조를 보였을 때와 비슷한 구위를 자랑했다. 후반기 들어 무더위와 함께 체력 저하를 염려했지만 이를 단숨에 잠재운 투구 내용이다.

그러나 다저스 마운드의 빅4 가운데서는 처지는 편이다. 다저스의 빅4 위력이 그만큼 대단하다. 8월 나머지 빅4의 승수와 평균자책점은 잭 그링키가 5승 1.23, 리키 놀라스코가 5승 1.64, 클레이턴 커쇼가 3승 2패 1.01이다. 커쇼는 타선의 지원이 따라주지 않아 승운이 없다. 많은 전문가들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꼽는 이유는 빅4가 다른 팀과 견줘 안정돼 있고 위력적이기 때문이다. 좌우 2명씩 동수인 점도 이점이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제5선발은 필요하지 않다.

이제 다저스는 매직넘버를 카운트다운하는 9월에 돌입했다. 류현진은 “앞으로 4경기 또는 5경기에 등판할 것으로 보이는데 많이 이기고 싶다.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내리는 게 목표”라고 했다. 메이저리그는 9월에 잘하는 선수를 ‘머니 플레이어’라고 한다. 돈을 지불해도 아깝지 않은 플레이어라는 의미에서 위기를 거뜬히 돌파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선수를 말한다. 초반부터 승승장구한 류현진이 진정한 머니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5일 오전 9시 40분(한국 시간)에 열리는 콜로라도와의 방문경기로 상대 선발은 올 시즌 15승 6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 중인 좌완의 호르헤 데라로사(32)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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