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복덩이 문성현, ‘땜질’ 아닌 어엿한 ‘이닝이터’

  • Array
  • 입력 2013년 8월 31일 07시 00분


코멘트
넥센 문성현. 스포츠동아DB
넥센 문성현. 스포츠동아DB
김병현 대신해 ‘땜질 선발’ 맡아 1군 복귀 후 승승장구
최근 선발 5경기서 4승, 1승 아쉬운 팀에 구세주 역할
30일 KIA전 7이닝은 데뷔 후 최다 이닝 타이, 넥센 4-1 승리

행운의 여신은 확실히 올해 넥센의 편이다. 숱한 고비를 주었을지언정,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내버려 둔 적은 없다. 힘들 때마다 늘 ‘강진(넥센 2군 캠프)발 구세주’를 보내줬다. 전반기에는 외야수 문우람과 고양 원더스 출신 안태영이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후반기에는 투수 문성현(22)이 나타났다. 부진에 빠진 선발 김병현의 자리에 긴급 투입됐고, ‘땜질’ 이상의 활약으로 마운드를 떠받쳤다. 등판할 때마다 점점 안정적인 투구로 승리를 뒷받침한 것은 물론이다. 30일 광주 KIA전이 가장 좋은 증거다.

문성현은 이날 7이닝 동안 공 94개를 던지면서 3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KIA 타선을 틀어막고 시즌 4승째(2패)를 따냈다. KIA에서 대표적 ‘넥센 킬러’로 꼽히는 김진우(5경기 3승1세이브)와의 맞대결에서 얻어낸 승리라 더 값졌다. 무엇보다 ‘이닝이터’로 거듭난 게 팀에도, 그에게도 가장 반갑다. 7이닝은 2010년 프로에 데뷔한 문성현의 한 경기 최다 이닝 타이(2011년 2회) 기록. 올 시즌 5번의 선발등판에서 5이닝~5.2이닝~6이닝 2회를 소화한 끝에 또 하나의 벽을 넘어선 것이다. 문성현 스스로도 “늘 6회까지만 던지다가 오랜만에 7회에도 나가니 기분이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시즌 초반 승리 불펜으로 분류됐다가 극심한 제구력 난조를 보여 2군에 오래 머물러야 했지만, 보직을 바꿔 돌아온 후반기에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더 행복할 수밖에 없다. 문성현은 “2군에서도 선발과 중간을 오가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몸이 여기저기 아파 고생했던 전반기도 아쉽기만 했다”며 “지금 나에게는 모든 경기, 매 이닝이 다 좋고 즐겁다. 늘 ‘이번 이닝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올라가 온 힘을 다해 던진다”고 털어놓았다.

무엇보다 넥센은 문성현이 선발로 나선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 1승, 1승이 귀한 시기라 더 흐뭇한 성과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문성현이 변화구로 완급조절을 하며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 팀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문성현이 거둬준 4승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결과물”이라며 “우리 투수조의 ‘복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광주|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