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메라리가 꿈 이뤘다, 당당 18세 김영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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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메리아 홈경기서 후반 교체 투입… 개인기-스피드 뛰어나 계속 뛸듯
한국인 4번째이면서 최연소 기록

사진 출처 QUE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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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된 꿈으로 그칠 줄 알았다.

2009년 당시 14세였던 김영규(사진)는 최고의 프로축구 무대 중 하나인 스페인에서 축구를 하고 싶어 스페인으로 떠났다. 김영규의 꿈은 스페인 1부 리그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는 것. 하지만 한국의 수많은 축구 영재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떠났지만 1부 리그 데뷔까지 이른 적은 없었다.

그는 2009년 14세 이하 아시아선수권 북한과의 결승전(3-0·한국 승)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한국의 우승을 이끈 축구 영재였다. 그해 12월 스페인의 팔렌시아 유소년 팀에 입단한 그는 뛰어난 활약으로 프리메라리가 팀인 알메리아의 눈에 띄었다. 2011년 5년 계약으로 알메리아 16세 이하 유소년 팀으로 옮겼고, 그해 16세의 나이로 18세 이하 팀으로 월반했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은 그는 1년 만에 리저브 B팀(2군)으로 승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프리메라리가에서 뛰고 싶다던 그의 꿈은 올 시즌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1군 소속으로 프리시즌 7경기에 출전한 것. 현지 언론도 그를 주목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김영규(18)는 20일 그토록 바라던 프리메라리가 무대에 섰다. 스페인 알메리아에서 열린 비야레알과의 안방경기(2-3 패)에서 후반 39분 왼쪽 윙어로 교체 투입됐다. 이천수(32·레알 소시에다드), 이호진(30·라싱 산탄데르), 박주영(28·셀타 비고)에 이어 한국인 역대 네 번째이자 최연소로 프리메라리가 무대를 밟았다.

그동안 프리메라리가는 한국 선수에게 저주의 무대로 불렸다. 이천수는 두 시즌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이호진은 단 한 경기만 뛰고 방출됐다. 기대를 모았던 박주영도 지난 시즌 4골에 그치며 한 시즌 만에 짐을 쌌다.

앞선 세 선수와는 달리 그는 꾸준히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에서 이미 4년간 뛰었고 현지 언론과 스페인어로 유창하게 인터뷰를 할 정도로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다. 또 알메리아 사령탑인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감독이 그의 든든한 후원자다. 로드리게스 감독은 2011년 유소년 팀, 지난해 리저브 B팀 사령탑을 지냈다. 그가 18세의 어린 나이로 리저브 B팀에서 유일하게 1군에 발탁된 것도 그의 잠재성을 눈여겨본 로드리게스 감독의 공이 컸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김영규는 스피드, 발재간, 돌파 능력은 물론이고 창의성이 뛰어나다. 주전인 페르난도 소리아노가 33세로 노쇠한 만큼 김영규가 교체 선수로 꾸준히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적인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을 치른 뒤 “이렇게 빨리 프리메라리가 무대에 설 줄은 전혀 몰랐다. 앞으로 더 배워야 한다. 조금씩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프리메라리가#김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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