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환 대표 “年 매출 150억… 9개월전엔 구인전단 돌렸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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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리워드 광고’ 벤처 성공… 정수환 앱디스코 대표

정수환 대표(왼쪽)를 비롯한 앱디스코 직원들이 자사의 모바일 리워드 광고 화면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앱디스코는 광고수익을 이용자들과 공유하는 ‘모바일 리워드 광고’ 앱으로 지난해 1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정수환 대표(왼쪽)를 비롯한 앱디스코 직원들이 자사의 모바일 리워드 광고 화면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앱디스코는 광고수익을 이용자들과 공유하는 ‘모바일 리워드 광고’ 앱으로 지난해 1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지난해 11월 어느 날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일대에서 노란 옷을 입은 한 떼의 청년들이 찬바람을 가르며 전단을 돌렸다. 이들은 모바일 앱 개발사 ‘앱디스코’ 직원들로 ‘인재 스카우트’ 작업 중이었다.

전단에는 ‘도약하는 스타트업인 앱디스코에 지금 바로 합류하세요! 로켓이 발사되면 탈 수 없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들은 야후코리아 엔씨소프트 등 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업체 정문 앞에서 직원들에게 전단을 돌렸다. 해당 건물 경비원들은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며 제지했지만 이들의 열정을 말릴 수는 없었다.

이 시트콤 같은 장면을 이끈 앱디스코의 창업자 정수환 대표(28)는 사실 학생회 활동 등으로 전단 돌리기라면 일가견이 있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16일 서울 역삼동 앱디스코 본사에서 만난 그는 “벤처기업을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게 인재 확보였다”며 “전단까지 활용해 좋은 사람 구하기에 나선 게 우리의 성공 비결”이라며 웃었다.

앱디스코는 최근 IT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2010년 8월 설립 당시에는 직원이 정 대표 혼자뿐이었지만 3년이 지난 지금 150여 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150억 원이다.

앱디스코는 ‘모바일 리워드 광고’라는 신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리워드 광고’는 말 그대로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자들이 광고를 보면 그 수익을 돌려주는(리워드) 방식의 광고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휴대전화 잠금 화면을 광고로 설정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을 깔고 광고주가 내는 퀴즈를 맞히면 많게는 월 3만 원가량을 벌 수 있다. 이런 새로운 광고기법 덕분에 CJ, 현대·기아자동차, 게임빌, 컴투스 등이 광고주가 돼 앱디스코와 손을 잡았다.

더욱 놀라운 건 직원들의 면면이다. 외국 명문대 출신, 대기업 출신, 외국인 직원이 수두룩하다. 미국 코넬대와 펜실베이니아대, 중국 베이징대 출신을 비롯해 구글 네이버 엔씨소프트 넥슨 SK텔레콤 KT LG전자 팬택에서 온 직원도 있다. 외국인 직원들의 출신국은 스페인 태국 파키스탄 프랑스 이란 미국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으로 다양하다.

정 대표는 “앱디스코를 창업하기 전 두 번의 창업 실패를 경험하며 ‘사람’과 ‘신시장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엔 전문 인력이라고 할 만한 직원이 없다 보니 사업 추진이 잘 안 돼 사활을 걸고 사람을 찾았다”며 “한 번 좋은 분들을 모시고 나니 그분들을 통해 또 좋은 직원들을 소개받아 지금의 진용을 갖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번도 연봉이나 복지 혜택을 내세워 인재를 영입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 대신 그는 앱디스코가 도전하는 시장의 성장성과 글로벌 넘버원이 되고야 말겠다는 의지, 젊은 벤처문화가 매력 요소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해외시장은 한국의 2년 전 수준과 비슷해서 치고 나갈 여지가 많다”며 “우리의 목표는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이라고 말했다. 앱디스코는 현재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스페인 등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모바일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습니다. 리워드 광고는 이용자와 함께 수익을 나누는 방식인 만큼 스마트폰 확대와 함께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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