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반기문 총장에게 던진 돌직구 질문… 처음 드러난 사실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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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과의 대화
톰 플레이트 지음/이은진 옮김/308쪽·1만8000원/알에이치코리아

인터넷서점 검색창에 ‘반기문’으로 검색해보니 50건에 가까운 검색 결과가 나온다. 그런데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관련 책이라니…. 외면할까 하는데, 책 띠지에 적힌 문구가 눈에 박힌다. ‘반 총장이 공식 인정한 유일한 책.’ 책을 펼치니 3월 미국 뉴욕 출판기념회에서 밝힌 반 사무총장의 소감이 적혀 있다. 요지만 옮겨보면 ‘(이전에 나온) 나에 관한 책이 15권 정도 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책 저자들과 책 출간을 전제로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논설실장 출신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 ‘아시아의 거인들’ 시리즈를 출간한 바 있다. 시리즈 네 번째인 반 총장의 책을 쓰려고 2010∼2012년 유엔 사무총장 관저에서 두 시간씩 일곱 차례 대담을 진행하고 사적인 자리에서 여섯 차례 만났다. 반 총장의 말을 정확히 옮기려고 관저 인터뷰 때는 녹음과 녹화까지 마쳤다.

책엔 반 총장이 말하는 유엔의 정의, 외교 노하우, 국제 이슈에 대한 생각이 녹아 있다. 그런데 다른 책이나 매체에서 만날 수 없었던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더 눈이 간다. 69세인 반 총장은 10대처럼 빠르게 스마트폰을 다루고 회의 중간에도 스마트폰으로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한다. 문서 타이핑이나 e메일 첨부파일 확인도 직접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구호기금을 흥정하고, 좋아하는 영화가 ‘지.아이.제인’이라고 말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저자의 돌직구 질문도 재밌다. 청렴하다고 알려진 반 총장이 “아주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정직과 성실로 살아왔다”고 말하자 저자는 “많은 사람이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고 그 때문에 부패하게 된다”며 물러나지 않는다. 24시간 바쁘게 일하는 반 총장을 두고 한국인에겐 ‘레드불’(고카페인 에너지음료) 유전자가 있는 것 같다고 능청도 떤다.

책엔 반 총장의 아내 유순택 여사 인터뷰, 케네디스쿨 스승이었던 그레이엄 앨리슨, 조지프 나이 교수의 인터뷰도 담았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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