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이용대’로 크고 있다… 스무살 중국 킬러 김소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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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U대회 배드민턴 3관왕… 여복-혼복서 최강 中 잇달아 격파
172cm 장신에 파워 겸비 복식 체질… 세계선수권은 랭킹 안돼 출전 못해

김소영이 지난달 7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 배드민턴 경기 예선전에서 스매시를 날리고 있다. 세계배드민턴연맹 홈페이지
김소영이 지난달 7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 배드민턴 경기 예선전에서 스매시를 날리고 있다. 세계배드민턴연맹 홈페이지
“아주 어린 선수가 아주 좋다(So young is so good).”

지난달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김소영(21·인천대)이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자 세계배드민턴연맹 홈페이지는 김소영의 이름을 따와 기사 제목을 달았다. 세계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김소영은 이 대회 혼합복식, 여자복식, 혼합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김소영은 특히 여자복식과 혼합복식 결승전에서는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중국 선수들을 잇달아 물리쳤다.

김소영은 “중국 경기 전 긴장을 많이 했는데 (장)예나 언니(24·김천시청)와 (김)기정 오빠(23·삼성전기)가 리드를 잘해줘 긴장이 풀렸다”며 “생일(7월 9일)에 금메달을 따내 더욱 기뻤다”고 말했다. 이렇게 절정의 기량을 과시한 게 겨우 한 달 전이지만 김소영은 11일까지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2013 배드민턴 세계선수권대회에는 나가지 못했다. 나라별로 출전 인원을 제한한 규정 탓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다. 김소영-장예나 조는 세계랭킹 53위, 김소영-김기정 조는 79위밖에 되지 않는다. 장예나 김기정은 랭킹이 더 높은 짝과 함께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하지만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강호동과 맞서는 ‘강심장’을 자랑했던 김소영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훈련 중인 김소영은 “연습 더 하라고 하늘이 주신 기회 같다”고 웃으며 “내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나 3년 뒤 리우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진짜 목표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전문가들도 김소영을 모처럼 등장한 여자 복식의 유망주로 평가하고 있다. 신체조건(172cm·58kg)이 좋아 파워를 갖춘 건 물론이고 사교성이 좋아 복식에 잘 맞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소영은 “아직 발이 느리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도 미숙하다”며 “과한 평가에 걸맞은 좋은 선수가 되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김소영과 함께 배드민턴계에서 주목하는 또 한 명의 복식 샛별은 신승찬(19·삼성전기)이다. 대표팀 이득춘 감독은 신승찬이 이용대(25·삼성전기)와 짝을 이뤄 내년 아시아경기대회 혼합복식에 출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했지만 최근 주춤한 혼합복식에서도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8일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남자 복식 이용대-고성현(26·김천시청) 조(세계랭킹 1위)는 대만의 리솅무-치아신차이 조(12위)에 1-2(21-14, 14-21, 19-21)로 역전패했고, 여자 단식 성지현(22·한국체육대·6위)도 카롤리나 마린(스페인·26위)에게 1-2(21-13, 13-21, 20-22)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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