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의 아이콘, 홍명보감독

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페루(오는 14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 발표 후 홍명보 감독이 취재진과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신문로｜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K리거 대표팀 선발, 한팀에 2명이하로 제한
2기 멤버 20명 눈길…“필요한 인원만 차출”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K리그와 상생하겠다는 자신의 원칙을 이번에도 지켰다.

홍 감독은 페루와 평가전(8월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나설 소집명단을 6일 발표했다.

홍 감독은 공언한대로 유럽파를 제외한 K리거와 일본 J리거 위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일단 23명이 아닌 20명을 부른 게 눈에 띈다.

홍 감독은 “교체가 6명(공식경기는 3명이지만 평가전은 사전 미팅을 통해 보통 6명까지 가능)이고 딱 1경기를 치르는데 많은 선수는 필요 없다. K리그가 중요한 시기인데 불필요하게 차출할 이유가 없다. 20명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8월 내내 치열한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K리그에 부담되지 않도록 뽑는 인원을 팀 당 2명으로 제한했다. 포항과 울산, 서울, 수원에서 2명씩 차출됐고 부산과 성남, 상주상무, 전북, 제주에서 1명씩 호출됐다. J리거는 7명이 뽑혔다. 동아시안컵에서 합격점을 받은 고요한(서울)을 제외한 것도 평가전 바로 다음 날인 15일 대전과 정규리그 경기를 치르는 FC서울을 배려한 측면이 크다. 서울에서는 하대성과 윤일록만 이름을 올렸다.

홍 감독은 지난 달 동아시안컵 때도 협회 규정에 따라 선수들을 대회 1주일 전 소집할 수 있는데도 사흘 전인 7월17일 불렀다. 이 덕분에 각 팀 선수들은 주말 리그 경기를 소화한 뒤 합류할 수 있었다. 그 동안 A대표팀 사령탑들이 훈련기간과 차출 폭을 놓고 K리그와 크든 작든 종종 갈등을 빚어왔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홍 감독의 행보는 퍽 신선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