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 받고 ‘좋아요’ 1000개 클릭! 클릭!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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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조작 ‘클릭농장’ 개도국서 성업… 가디언 “SNS 마케팅 신뢰성 무너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돈을 받고 추천을 해 조작해 주는 회사들이 번창해 SNS 마케팅의 신뢰성이 무너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 보도했다.

일명 ‘클릭농장(Click Farm)’으로 불리는 클릭 조작 회사들은 방글라데시같이 인건비가 저렴한 개발도상국에서 수천 명을 고용해 가짜 추천을 무한정 만들어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에는 5월 한국 극장에 걸렸다 혹평 속에 퇴장한 영국 애니메이션 ‘미스터 빌리: 하일랜드의 수호자’도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엉성한 스토리와 뒤떨어진 컴퓨터그래픽 탓에 한국 외의 다른 국가들에선 상영조차 못 했지만 공식 페이스북에는 ‘좋아요’ 추천이 6만5000여 개나 달렸다. 이집트와 방글라데시의 클릭농장이 단돈 271.4파운드(약 46만2000원)를 받고 추천수를 조작해 주었기 때문이다. 본인 인증 절차가 없어 가짜 계정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페이스북에선 ‘좋아요’를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

클릭농장은 추천 1000개를 만드는 비용으로 보통 15달러(약 1만6900원)를 요구한다. 반면 근로자들은 추천 1000개를 만들거나 트위터에 팔로어 1000명을 만들어 내는 대가로 1달러를 받는다.

방글라데시 다카의 한 클릭농장은 근로자들을 3교대로 ‘근무’하도록 하며 밤낮으로 단순 클릭 작업을 한다. 농장주는 자신이 다카에서만 2만5000명을 동원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근로자들은 창문에 빗장이 잠긴 열악한 작업장에서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며 열심히 클릭하는 대가로 1년에 겨우 120달러(약 13만5000원)를 번다.

클릭농장이 번창하는 이유는 선진국 기업들이 마케팅과 홍보를 위해 SNS에 적극 매달리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31%가 구매 결정을 내리기 전에 SNS를 참고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유튜브 조회 수, 트위터 팔로어, 구글플러스원 투표 등도 클릭농장에 돈만 주면 조작할 수 있다. 이런 클릭 조작은 SNS의 신뢰도를 깎아먹는 만만치 않는 부작용을 낳는다. 이에 한 클릭농장의 관계자는 “우리는 합법적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비난은 일을 의뢰한 사람들에게 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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