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교육 강화 열흘내 결론… 수능 대신 별도평가 유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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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광복절 이전 마무리 방침… 靑-정치권 “수능 필수과목 지정” 주장
교육부 “선택형 수능… 필수화 비현실적”

정부가 오는 8·15 광복절 이전에 새로운 역사교육 강화방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상반기 내내 논란이 되어온 고교의 한국사 교육 및 평가 방식에 대한 윤곽이 열흘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4일 복수의 교육부 및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육부는 광복절 이전에 역사교육 강화방안을 마무리하기 위해 관련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역사교육 강화방안이 8월 말 발표 예정인 대학입시 간소화 방안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정이 촉박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당정청 협의에서 역사교육 강화방안을 8월 말까지 확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논의되는 역사교육 강화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사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필수과목으로 채택하는 방안과 고교 단계에서 별도의 한국사 시험을 도입하는 방안이다. 어느 방안을 채택하든 결국 고교의 한국사 과목을 대학 입시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하느냐가 더 큰 쟁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청와대 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비춰 볼 때 한국사를 수능에 필수로 넣어야 실효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수능 필수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반면 교육부는 2009 개정 교육과정 및 현행 수능이 전 과목 선택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수능 필수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당정청 협의에 참여했던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가 한국사만 수능 필수로 지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면서 수능 필수화는 순조롭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렇게 되면 별도의 한국사 시험을 도입해 대학 입시에 반영하는 방안이 실현 가능성 높은 대안으로 남는다. 선택형 수능의 틀을 흔들지 않으면서도 한국사 학습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여기에는 기존에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사능력시험을 활용하는 방법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한국사기초학력평가시험(가칭) 같은 새로운 시험을 개발해 활용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어떤 방법을 채택하든 이를 대학 입시에 연동하는 방식은 또 다른 과제로 남는다. 문과, 이과를 포함한 모든 고교생이 치르도록 할 것인지, 전국 단위로 한꺼번에 시험을 치를 것인지, 고교가 자체적으로 시험을 치르게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또 시험 결과를 점수나 등급으로 반영할 것인지, 합격·불합격(P·F) 방식으로 반영할 것인지, 고교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해 관리하도록 할 것인지, 각 대학이 전형에서 직접 반영하도록 할 것인지 등도 정해야 할 항목들이다. 새 시험을 도입하면 곧바로 관련 사교육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도 논란거리다.

일선 고교에서는 한국사 평가 강화도 중요하지만 교육 내용과 방식을 바꾸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교육부는 한국사에 한해 고교의 수업시수를 늘려 집중이수제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놓았으나 이는 근본적인 역사교육 대책이 아니라는 일선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울 A고의 한 진학지도 교사는 “솔직히 말해 고교생 편에서는 한국사가 수능에 들어가든, 새로운 시험을 치르든 별 상관이 없다. 어차피 대학입시용 점수를 따기 위해 암기식 공부를 할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초등학교 때부터 역사 공부의 필요성을 깨닫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한국사교육#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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