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피칭 X파일] 역대 최고 배터리 궁합은? 류현진-신경현 81승 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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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1일 07시 00분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투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리고 투수가 최고의 피칭을 하려면 포수와 궁합이 잘 맞아야 한다. 현재 LA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오른쪽)은 한화 시절 포수 신경현과 찰떡호흡으로 81승을 합작했다. 스포츠동아DB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투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리고 투수가 최고의 피칭을 하려면 포수와 궁합이 잘 맞아야 한다. 현재 LA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오른쪽)은 한화 시절 포수 신경현과 찰떡호흡으로 81승을 합작했다. 스포츠동아DB
■ 최고의 피칭, 배터리 호흡에 달렸다

류현진, 국내 98승 중 83% 신경현과 짝 이뤄
인터뷰 때마다 “리드대로 던졌다” 무한 신뢰
오승환-진갑용,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 행진

전설의 김시진-이만수 고교 때부터 찰떡호흡
포수 안 가린 송진우…투
수 안 가리는 강민호

투수에게 좋은 포수는 꼭 필요한 존재다. 투수와 포수는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사이이고, 배터리의 호흡이 잘 맞을 때 최고의 피칭이 나온다. 경기 전 투수 미팅의 주제는 ‘피칭’이다. 그날 어떻게 하면 좋은 공을 던질지 생각한다. 게임 전 포수 미팅의 주제는 항상 ‘투수’다. 투수들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투수가 개인적으로 요구하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투수의 마음을 읽고, 투수가 던지는 동안 최대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최근에는 전담포수도 많아졌다. 예전에는 주전포수가 늘 뛰었지만, 요즘은 기량이 비슷할 경우 투수의 요구에 따라 포수가 바뀐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32년간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배터리는 누구일까. 선발투수와 선발포수로 출전해 가장 많은 승리를 합작한 배터리를 찾았다. 스포츠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최다승은 한화 시절의 류현진(26·LA 다저스)-신경현(38) 배터리였다. 삼성 오승환(31)-진갑용(39) 배터리는 가장 많은 세이브를 일궜다.(이하 7월 30일 현재)

● 류현진-신경현의 역대 최다 81승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승수를 올린 선발 배터리는 류현진-신경현이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신경현과 짝을 이뤄 81승을 만들었다. 7년간 국내에서 거둔 98승 가운데 83%를 신경현과 함께 했다. 류현진은 데뷔 첫해 다승-방어율-탈삼진 1위를 휩쓸며 사상 최초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지난해까지 한국 최고의 투수로 활약했다. 이 모두를 포수 신경현과 함께 했다. 류현진은 수훈선수 인터뷰 때면 늘 “신경현 선배의 리드대로 던졌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류현진은 2011년 5월 11일 LG전에서 9이닝 최다 17탈삼진을 수놓았다. 2010년에는 23연속경기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하며 메이저리그 기록을 넘어서기도 했다. 류현진-신경현은 영혼의 배터리 같았다.

● 삼성의 전설 김시진-이만수의 74승

롯데 김시진 감독과 SK 이만수 감독은 선수 시절 배터리로 74승을 합작했다. 삼성의 전설인 둘은 1983년부터 6년을 함께 보냈다. 1989년 김시진이 롯데로 트레이드되면서 더 이상의 승리는 합작하지 못했다. 1958년생으로 동갑인 둘은 대구상고-한양대 시절부터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역대 그 어느 배터리보다 서로를 잘 알았고, 함께 한 시간도 많았다. 김시진은 삼성에서 2차례 다승왕에 올랐다. 1985년 25승으로 삼성의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1987년에는 23승을 거뒀다.

삼성 오승환(오른쪽)-진갑용 배터리. 스포츠동아DB
삼성 오승환(오른쪽)-진갑용 배터리. 스포츠동아DB

● 현역 최다 배영수-진갑용의 70승

개인통산 110승을 올린 배영수(32·삼성)는 그 가운데 70승을 진갑용과 함께 했다. 둘은 2000년부터 14년간 한솥밥을 먹고 있다. 배영수의 최고 시즌은 2004년이다. 17승을 거두며 생애 첫 다승왕에 등극했다. 그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선 현대 타선을 10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의 노히트노런으로 봉쇄했다. 그에게는 최고의 파트너 진갑용이 있었다. 배영수-진갑용은 류현진-신경현을 넘어설 수 있는 유력한 후보다. 그러나 최근 둘이 함께 짝을 이루는 경기를 보기 힘들다. 배영수는 올 시즌 선발 등판한 16경기 가운데 14경기에서 이지영을 앉혀놓고 투구했다. 배영수의 시즌 8승 모두 이지영과 합작한 것이다.

● 3명의 투수와 각각 50승 이상을 합작한 강민호

롯데 송승준(33)과 장원준(28·경찰청)은 2008년부터 나란히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강민호(28)와 함께 나란히 58승씩을 거뒀다. 송승준, 장원준, 강민호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8년부터 롯데는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공교롭게도 장원준이 떠난 지난해 송승준은 7승에 그치면서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놓쳤다. 올해도 5승에 머물러 있다. 장원준은 군복무를 마치고 내년에 복귀한다. 2011년 15승을 올린 그는 내년이면 29세다. 개인통산 75승으로 100승 달성도 유력하다. 그가 올해 프리에이전트(FA)가 되는 강민호와 계속 호흡을 맞춘다면, 류현진-신경현 배터리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높다. 강민호는 롯데 시절의 손민한(NC)과도 52승을 함께 했다. 50승 이상을 합작한 투수가 3명인 포수는 강민호가 유일하다.

● 5명의 포수와 20승 이상씩 거둔 송진우

LG 김태원-김동수 배터리가 57승으로 최다승 6위다. 7위는 빙그레 한용덕-김상국 콤비로 56승을 기록했다. 환상 콤비 8위는 3팀이다. 박경완(SK)이 현대 시절 정민태와 53승, 쌍방울과 SK에서 친구 김원형과 역시 53승을 합작했다. 빙그레 에이스 이상군도 안방마님 김상국과 53승을 올렸다. 개인통산 210승을 올린 송진우(한화)는 5명의 포수와 20승 이상을 함께 했다. 그 가운데 조경택과 47승으로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개인통산 100승 이상을 거둔 투수 가운데 해태 선동열은 장채근과 40승, LG 김용수는 김동수와 40승을 올렸다. 외국인투수로는 리오스가 KIA 시절 김상훈과 39승을 합작했고, 두산 레스는 홍성흔과 32승을 함께 일궜다.

● 선수 때부터 지도자까지 호흡 척척!

선수 시절 명콤비는 지도자가 돼서도 찰떡궁합을 이어가고 있다. SK 이만수 감독과 성준 투수코치는 현역 시절 30승을 합작했다. 삼성 시절의 이만수 감독이 김시진 감독과 거둔 74승 다음으로 많은 승리를 함께 한 투수가 성준 코치다. NC 김경문 감독과 최일언 투수코치도 선수 시절 OB에서 함께 28승을 올렸다. NC 마운드가 계속 강해지는 데는 김경문 감독-최일언 코치의 지도력이 크다. KIA 선동열 감독은 정회열 배터리코치와 현역시절 10승-29세이브를 함께 했다. 선동열 감독은 삼성과 KIA 사령탑을 거치면서 계속 정 코치와 동행하고 있다.

● 오승환-진갑용의 역대 최다 192세이브

세이브에선 오승환-진갑용 배터리가 독보적이다. 당분간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이다. 역대 최다 세이브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오승환은 267세이브 가운데 192세이브를 진갑용과 합작했다. 둘은 2006년과 2011년 2차례나 시즌 47세이브를 함께 만들었다. 2005∼2006년과 2011∼2012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었을 때도 둘은 함께 기쁨을 나눴다. 앞으로 8세이브를 추가하면 둘은 사상 최초로 200세이브를 합작한 배터리가 된다. 2위는 두산 진필중-홍성흔의 119세이브, 3위는 LG 김용수-김동수의 99세이브, 4위는 삼성 권영호-이만수의 71세이브다. 박경완은 4명의 투수와 각각 60세이브 이상을 올렸다. 정대현(롯데)과 68세이브, 조웅천과 62세이브를 기록했다. 조규제, 위재영과도 나란히 61번씩 팀 승리를 지켰다. 올 시즌 26세이브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넥센 손승락은 개인통산 102세이브 가운데 허도환과 51세이브를 합작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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