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언론, 아베 역사관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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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아베, 국수주의적 악마의 모습 드러냈다”
신화통신 “日총리 저열한 철학, 인간성 결여”

중국과 영국 언론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치 철학과 역사관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인간성 자체를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29일 ‘일본 총리의 저열한 철학은 인간성이 결여돼 있다’는 제목의 영문판 사설에서 “아베는 역사가도 법관도 아니지만 그는 인류 대부분이 공유하는 옳고 그름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을 견지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질타했다.

이 통신은 아베 총리가 ‘침략’에 대한 국제적 정의가 없다고 한 데 대해 미국의 사전 출판사인 메리엄웹스터(Merriam-Webster)의 사전을 인용해 “상대방 영토에 대한 정당성 없는 침해를 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간성을 파괴하는 행동에 대한 개인이나 국가의 태도(평가)는 이 개인이나 국가가 선과 악 가운데 어느 편에 서 있는지에 따라 좌우된다”고 강조했다.

이 통신은 “일본의 침략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에 도전한다고 해서 일본의 군비 증강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는 데 실패하면 정치적으로 비열한 인상을 국제사회에 심어 줄 뿐 아니라 파시스트적 과거와 결별하는 데 실패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영국 파이낸셜파임스(FT)도 이날 사설에서 “아베 총리가 마음속의 국수주의적 악마를 통제하려고 애썼지만 그 가면을 벗어던진 건 시간문제였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FT는 “아베 총리가 전사자를 추도하는 것 자체를 불합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문제는 그게 야스쿠니 신사라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공격적인 엔화 평가 절하에 대해서도 “아베 총리가 경제 부흥을 위해 노력했고 실제로 일본이 재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 줬지만 이는 엔화 약세를 주변국이 감내하도록 요구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책은 잘돼 봤자 (국민의) 기분 전환이고 나쁘게 말하면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FT는 “만약 세계가 엔화 약세에 대한 인내심을 잃게 되면 이런 정책은 (경제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아베 총리는 경제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 개혁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아베#일본#중국#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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