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GDP 역전, 2019년으로 2년 늦춰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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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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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F ‘2017년 추월 전망’ 수정
“한국 저성장 늪에서 허덕이는 사이… 일본 엔저효과로 빠르게 경제 회복”

물가를 반영한 구매력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추월하는 시기가 당초 예상됐던 2017년보다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 사이 공격적인 엔화 약세 정책에 힘입은 일본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내놓은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018년 한국의 구매력평가(PPP) 기준 1인당 GDP를 4만4167달러로 예상했다. 같은 해 일본의 4만4804달러보다 낮은 전망치다.

IMF는 지난해 4월 같은 보고서에서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GDP가 2017년 4만3141달러로 일본(4만2753달러)을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1년 만에 한국의 전망치는 낮추고 일본의 전망치는 높인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이 2014년부터 4%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회복하더라도 PPP 기준으로 1인당 GDP가 일본을 추월하는 시기는 일러야 2019년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PPP 기준 1인당 GDP는 나라별 물가수준을 반영해 그 나라 국민의 실제 소비능력을 비교하는 지표다. 지난해 일본의 1인당 실질GDP는 4만6736달러로 2만3113달러인 한국의 2배 수준. 하지만 일본의 물가수준이 한국보다 크게 높아 실질적인 소비능력을 보여주는 PPP 기준으로는 한국이 일본을 빠르게 추월할 것으로 관측돼 왔다.

IMF가 PPP 기준 1인당 GDP면에서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는 시기를 늦춘 것은 한국경제의 저성장이 장기화될 개연성이 크다고 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4월 4.0%에서 올 1월 3.2%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최근 다시 2.8%로 낮췄다.

반면 IMF는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2%에서 최근 1.6%로 크게 높였다. 장기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공격적인 엔화 약세 정책과 대대적 경기부양책이 일본경제의 회복에 효과를 보일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한편 IMF는 올해 2만5051달러인 한국의 1인당 실질GDP가 2017년에 3만1692달러로 늘면서 처음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2016년에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봤던 지난해 4월 전망 때보다 1년 늦춘 것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지난해에 한일 국가신용등급이 역전되면서 한국경제가 일본을 추월하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저성장의 장기화로 이런 기대가 물거품이 되고 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다른 아시아 신흥국들이 한국을 추월하는 걸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한국#일본#G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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