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진 소리공학과 교수 “63세 조용필, 목소리는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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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6일 07시 00분


조용필이 23일 열린 19집 쇼케이스에서 ‘젊은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조용필이 23일 열린 19집 쇼케이스에서 ‘젊은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배명진 소리공학과 교수, 신곡 ‘바운스’ 소리공학적 분석결과 공개

“2000Hz 음폭, 30대 초반때와 비슷
23년전 ‘여행을 떠나요’보다 젊어져
꾸준한 자기 관리의 결과…놀랍다”

“1985년 ‘여행을 떠나요’ 때보다도 젊어진 목소리로 돌아왔다.”

10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해 열풍을 몰고 온 ‘가왕’ 조용필이 63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30대의 목소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끈다. 과학적으로도 조용필이 왜 조용필인지를 설명해준다.

‘소리박사’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과 교수는 25일 조용필의 신곡 ‘바운스’와 ‘헬로’를 소리공학적으로 분석해 “목소리 연령이 30대 초반에 해당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배 교수는 “목소리 나이는 음폭으로 가늠하는데, 조용필이 노래를 부를 때 음폭이 2000Hz까지 나온다. 보통 30대 초반이 말을 할 때 1000Hz 정도로, 노래할 때 그 두 배 정도인데 조용필의 음폭이 그렇다”고 분석했다. 다른 가수와 비교하자면 성악을 전공한 박현빈(31)이 ‘곤드레 만드레’를 부를 때와 음폭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엇비슷한 또래 가수들과 비교해서도 훨씬 젊은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 놀라운 것은 28년 전인 1985년 발표한 ‘여행을 떠나요’의 목소리보다 더 젊어졌다는 점이다. 배 교수는 “그가 35세였을 때 부른 ‘여행을 떠나요’와 ‘바운스’를 비교했을 때 지금이 오히려 음폭이 더 넓어져 목소리는 더 젊어진 셈”이라며 “꾸준한 자기관리를 하지 않고서는 그런 목소리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조용필은 23일 쇼케이스에서 “매일 노래 연습을 한다. 연습은 노래를 잘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목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는 것”이라며 철저한 자기관리를 설명한 바 있다.

조용필 노래 특유의 카리스마와 짙은 호소력도 그의 발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 보통 나이가 들면 성대도 함께 노화해 음을 오래 지속하기 어렵고 흔들리거나 낮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조용필은 발성톤을 일정하게 지속하며 피아노 등 악기의 음이 이어지는 음성의 효과를 낸다. 배 교수는 “조용필의 일정한 음성이 카리스마와 호소력으로 표현된다”고 말했다.

가요계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싸이의 ‘젠틀맨’과 비교했을 때 ‘바운스’와 ‘헬로’는 다소 느린 템포의 곡이다. 젠틀맨의 기본 박자가 0.9초라면 ‘바운스’는 0.97초. 하지만 모든 세대를 아우른다는 점만은 같다. 배 교수는 “‘바운스’는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전형적인 템포이지만, 세련된 전자드럼음을 입혀 젊은층까지 흡수했다”며 세대를 뛰어넘는 음악적 공대가 형성된 곡임을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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