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맞자” 최정, 트라우마와 맞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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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5일 07시 00분


SK 최정. 스포츠동아DB
SK 최정. 스포츠동아DB
SK 최정(26)은 현역 최고의 3루수로 꼽힌다. 2010∼2012년 3시즌 연속으로 3할 이상의 타율과 20홈런 이상, 75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수비력 역시 독보적이다. 2011년 113경기에서 실책 5개, 2012년 130경기에서 실책 6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그의 그물망에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 24일까지 15경기에서 벌써 실책 4개다. 대부분 평범한 땅볼 타구를 처리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24일 사직 롯데전을 앞둔 최정은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생긴 트라우마에 대해 담담히 털어놓았다. 2월 대표팀의 대만 전지훈련 도중이었다. 그는 수비훈련을 하다 불규칙바운드에 왼쪽 눈을 맞아 7바늘을 꿰맸다. 이후 땅볼 타구에 대한 무의적 두려움이 생겼다. 그는 “공이 갑자기 튀어오를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공에서 시선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WBC에서 기록한 최정답지 않은 실책도 사실은 트라우마의 영향이 컸다.

“공에서 눈이 떨어지면 안 되니까, ‘또 한번 맞자’는 생각으로 시선을 버티는 노력을 했어요. 타구가 첫 번째로 튀는 순간부터 시야를 넓게 유지하려고 해요.” 최정은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4년 연속(2009∼2012년) 20사구를 기록한 선수다. 투혼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얼굴로 날아오는 공에 대한 두려움은 본능적인 것이다. “또 한번 맞아도 좋다”는 배짱은 ‘의식으로 무의식을 이겨내겠다’는 다짐과도 같다. SK 정경배 수비코치는 “최정은 워낙 뛰어난 선수라서 자신의 문제를 잘 극복해갈 것”이라며 그물망 3루수의 귀환을 낙관했다.

사직|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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