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침체 심각 금융위기 때보다 부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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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硏 “저성장 고착화 우려”

최근 설비 투자가 크게 위축되고 있어 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1일 ‘과소투자 고착화되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내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전기·전자기기와 석유화학 등 제조업 설비투자 주도산업이 부진을 겪고 있어 한국경제의 설비투자 침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전년 대비 설비투자 증가율은 ―6.5%에 그쳤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경기 호전으로 설비투자가 늘어났던 2010년(32.0%)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설비투자 위축은 한국경제의 저성장 고착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설비투자 증가율이 10∼20% 수준이던 1970∼1980년대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9%대에 이르렀지만 설비투자가 3%대로 하락한 2000년대는 성장률이 4%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투자가 부진했던 2008년 이후 지난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9%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국내 설비투자 감소의 원인으로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과 내수경기 회복 지연을 들었다. 경기 불안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꺼리는 데다 투자 여력이 있어도 국내 투자 대신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과감한 규제 완화와 일관된 경제정책으로 기업의 투자 제약요인을 해소하고 서비스, 부품·소재 산업에 대한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부 제조업만 투자를 하는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바이오, 신소재 등 신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설비투자#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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