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른 “이따 봐”… 美 20대 청년 운전중 문자 보내다 사고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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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위험 알리려 마지막 메시지 공개

“좋아, 좀 이따 보자. 내가 트위….”

그리고 바로 죽음이었다. AFP통신은 12일 “운전 중에 아이폰으로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다가 사고를 내 사망한 22세 청년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유족이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노던콜로라도대 학생이던 알렉산더 하이트 씨는 3일 오후 콜로라도 주 북부 그릴리 시 외곽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반대편 차로에서 마주 달려오던 운전자는 하이트 씨의 차가 중앙선을 침범하는 것을 보고 주행로를 바깥쪽으로 바꾸며 속도를 줄였다. 고개를 숙인 채 휴대전화 조작에 정신이 팔려 있던 하이트 씨는 깜짝 놀라 운전대를 틀었다. 갑자기 방향이 꺾인 차량은 균형을 잃고 도로를 벗어나 언덕을 구르며 휴지처럼 구겨졌다. 하이트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 숨을 거뒀다.

그가 죽기 직전 쓰다 남긴 메시지를 경찰을 통해 공개한 어머니 샤론 하이트 씨는 “지금도 수많은 운전자가 아들과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을 것”이라며 “자신과 다른 이의 생명을 빼앗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영원히 상처를 남기는 짓이다. 제발, 제발, 제발 운전하면서 휴대전화를 쓰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마케팅여론조사업체 IPSOS가 지난해 17∼25세 남녀 6만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의 젊은 면허소지자 중 44%가 운전 중에 핸즈프리 없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리 가너 그릴리 시 경찰서장은 “하이트 씨는 사고 전까지 과속 등 교통법규를 위반한 기록이 한 건도 없었다”며 “다들 ‘이번 한 번쯤이야’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언제든 누구에게든 ‘마지막 한 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운전중 문자 발신#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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