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해?” 강풍에 술렁인 대구구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4월 10일 07시 00분


“바람 이리 부는데 경기합니까?(삼성 이승엽)”

한화-삼성전이 열린 9일 대구구장. 경기에 앞서 훈련하던 선수들은 세찬 바람에 혀를 내둘렀다. 구장에 걸린 깃발이나 선수들의 유니폼이 바람에 펄럭펄럭 소리를 내며 흔들리자 웬만해서는 볼멘소리를 안 하는 이승엽이 경기 개최 여부를 확인했다. 그라운드에 나온 삼성 류중일 감독도 범상치 않은 바람을 의식한 까닭인지 취재진을 향해 “규정이 바뀌었는데(바람과 관련한 규정은 신설됐다), 얼마나 바람이 불면 경기가 안 열리나?”라고 물었다.

2013시즌부터 신설된 규정에 따르면 풍속이 초당 10.8∼13.9m일 때는 경기 취소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날 대구구장의 풍속은 초당 6m였다. 체감하기에는 바람의 세기가 셌고, 타구에도 충분히 영향을 줄 정도였지만 이보다 2배의 바람이 불어야 경기 취소 여부를 의논할 수 있다. 사실상 있으나 마나한 룰인 것이다. 선수들도 이런 규정이 현실에 반영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고개를 저었다. 삼성 진갑용은 “바람이 이렇게 불면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다. 수비수들의 타구 판단도 어렵고, 일단 추우니까 관중도 많이 안 오지 않겠나”라며 실효성에 의문부호를 붙였다.

대구|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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