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맥빠진 ‘3無 전당대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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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인물 없고 ② 세대교체론 없고 ③ 노선경쟁도 없고
8일부터 후보자 등록… 본격 선거전

민주통합당의 5·4 전당대회가 후보자 등록(8∼9일)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점화됐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맥 빠진 전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선 패배로 침체된 당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필요한 세 가지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우선 ‘새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7일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신계륜 의원을 비롯해 김한길 강기정 이용섭 의원 등 대표에 도전장을 낸 인사들 모두 ‘뉴 페이스’와는 거리가 멀다.

비노(비노무현)계 좌장 격인 김 의원은 2007년 열린우리당 탈당 사태를 주도한 장본인이라는 이미지가 지워지지 않고 있고, 다른 세 후보는 대선 패배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은 친노(친노무현)·주류로 분류된다. 한 초선 의원은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총선을 두 번 치렀지만 계파 간 나눠 먹기 공천 탓에 선거도 지고 당 밖의 능력 있는 인사들이 진입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세대교체론이 전혀 부각되지 않는 것도 전대를 김빠지게 만들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중진 의원 한두 명은 퇴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인위적으로라도 당의 세대교체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세대교체는 쉽지 않다. 친노로 분류되는 정해구 정치혁신위원장은 “다선 의원과 원로들이 혁신을 위해 길을 터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김한길 의원(4선)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았다. 486의원들도 자체모임을 해체하는 등 곱지 않은 당내 시선을 의식하며 자중하고 있다.

정책이나 정체성 같은 노선을 둘러싼 경쟁이 실종된 것도 문제다. 레이스 시작 전부터 줄곧 ‘김한길 대 반(反)김한길’ 구도만 두드러졌다. 다른 세 후보 측의 ‘예비경선(12일) 전 반김 단일화’ 논의는 실현 가능성도 낮지만 애초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다.

물론 김 의원 등 비주류 측도 “상대방을 친노·주류로 낙인찍어 대선 패배 책임론을 부각하려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번 전대는 노선 경쟁이 아닌 ‘끼리끼리의 계파 대결’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번 전대부터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기로 하면서 관심이 대표 경선에만 몰렸고, 최고위원 경선은 2부 리그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최고위원 도전을 공식화한 우원식 유성엽 의원을 포함해 출마를 했거나 출마가 확실한 인사는 안민석 양승조 장하나 조경태 황주홍 의원, 장영달 전 의원, 장경태 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등 9명이다. 민주당은 12일 예비경선을 실시해 본선에 진출할 대표 후보 3명, 최고위원 후보 7명을 선출한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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