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진하는 공기업]공기업, 혁신 또 혁신… 미래 성장 동력 발굴·조직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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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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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올해 공기업이 맞닥뜨린 화두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해 공기업들이 해외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규모가 커지는 것과 동시에 부채 규모도 함께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공기업들의 부채 총액은 200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6.1%에서 2011년 26.7%로 급증했다.

지난해 고리원전 1호기의 완전정전 사고를 계기로 직원 비리가 적발되는 등 공기업 조직 혁신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도 대두됐다.

공기업의 경영 상태가 부실하다고 해서 공기업의 필요성이 줄어들진 않는다. 과거 경제 개발기에 국가 산업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공기업들은 지금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공기업들은 지역 개발, 임대주택사업, 원유 개발 및 비축 사업, 전력·가스·상하수도·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구축하는 것과 같이 장기간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하는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공기업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이다. 이에 따라 공기업들은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조직 개편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미래 ‘먹을거리’ 찾아라


한국전력은 최근 베트남에서 대형 석탄 화력발전소 일감을 수주하며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한전이 따낸 응이손-2 발전소는 용량이 1200메가와트(MW)로, 그동안 해외에서 수주한 발전소 중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4기·총 5600MW)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인도네시아 호주 등지에서 유연탄, 캐나다와 아프리카에서 우라늄 탄광 등 자원개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전은 동남아, 특히 필리핀에 집중하던 해외사업을 다양화해 아프리카, 남미 등 21개국에서 4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 하울러 광구에서 원유 시추에 성공했다. 하울러 광구는 1532km² 규모로 스위스 오릭스사가 65%의 지분을 갖고 사업을 주도하는 가운데 석유공사가 15%, 쿠르드 자치정부가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단순히 해외 사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직접 탐사에 나서고 있다. 2020년 글로벌 메이저 광업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이 목표다.

한국농어촌공사는 개발도상국에 농업 인프라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총 사업비 12조4000억 원 규모의 ‘태국 통합물관리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비롯해 캄보디아 탄자니아 케냐 등 11개국에서 농촌용수개발, 경지정리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KOTRA는 글로벌 시장을 ‘주력, 신흥, 전략시장’으로 구분하고 맞춤 전략을 세웠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선진국 주력시장은 해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략한다.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신흥시장은 사업을 직접 수주하는 전략을 세웠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세계 최초로 무정전 검사 기법을 도입했다.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산업 등 주요 산업시설을 점검할 때 전기를 차단하지 않고 설비를 가동하는 상태에서 검사를 실시하는 기법이다.

내부 혁신을 통한 효율성 향상

공기업들은 내부 혁신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공기업 최초로 직원의 승격 여부를 심사할 때 외부 전문가가 일정 비율 이상 참여하도록 하는 인사제도를 마련했다. 또 2단계 심사 방식을 1단계로 줄이는 대신 개인성과 평가, 교육 결과 등 객관적 성과와 역량을 점수화해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연봉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임직원들의 보수와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계량지표 난이도 평가를 시행하고, 성과연봉을 5개 등급으로 차등화했다.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결제 및 보고 단계를 이전보다 각각 42%, 55% 줄였다. 모바일 임원지원정보시스템, 모바일 생산경보시스템 등을 도입해 세계 각지에 있는 임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재무구조도 개선해 2011년 348%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2017년까지 270%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석유관리원은 가짜 석유가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점검 방식을 개선했다. 2011년까지만 해도 석유 유통구조의 마지막 단계인 주유소만 점검해왔지만, 가짜 석유의 원료인 용제가 유통되는 전 과정을 단속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그 결과 지난해 약 1조 원대의 가짜 석유 제조 조직을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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