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피플]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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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렇게 힘들구나” 공감부터

얼마 전 대구에서 우울증을 앓던 시어머니(57)가 며느리(34)를 살해하고 본인도 목숨을 끊으려 했던 사건이 있었다. 20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은 시어머니는 이 일을 저지르기 전까지 ‘(우울증 때문에) 힘들어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알려졌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가족이나 지인에게 징후를 나타내는 때가 많다. 따라서 곁에 있는 사람의 관심과 올바른 대처가 자살을 막기 위한 첫걸음이다.

주변에 자살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보건복지부와 한국자살예방협회, 중앙자살예방센터가 공동 개발한 한국형 표준자살예방교육프로그램인 ‘보고 듣고 말하기’의 내용을 토대로 알아보자.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삶을 포기하려 한다는 걸 먼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 대신 삶이 힘들고 버겁다는 신호를 보낸다.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내가 사라지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다” 같은 말을 자주 하는지 살펴보자. 전에 없던 행동도 눈여겨봐야 한다. 짜증을 내며 화를 견디지 못하거나 일이 손에 안 잡힌다고 호소하진 않는지, 평소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나눠주거나 타인을 기피하지는 않는지….

이런 말이나 행동을 접했을 때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그렇게 행동하거나 생각한 이유를 들어야 한다. 화를 내거나 비난해선 안 된다. 충고하는 말투로 “자살은 나쁜 것”이라며 훈계하며 옳고 그름의 잣대를 들이대도 옳지 않다. 듣는 사람이 자괴감에 빠져 더 힘들어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네가 힘들었구나”라며 공감하는 자세다.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경청하는 태도 역시 중요하다. 또 말의 내용과 함께 표정과 감정을 잘 살펴야 한다.

상대방이 정말 자살을 생각하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요즘 얼굴도 많이 안 좋고, 말도 없어지고 정말 많이 힘들어 보이네요. 이럴 때 많은 사람이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는데, 그런 적이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식이다.

중앙자살예방센터의 관계자는 “자살 위험이 크지 않을 때는 친구나 지인의 도움으로도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땐 자살예방센터의 전문가에게 의뢰해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일단 여러 사항을 점검하고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편이 좋다. 예를 들어 △이전에 자살을 시도했는지 △정신과 질환이 있는지 △술을 마셨거나 알코올 의존증을 앓고 있는지 △자살을 준비한 적이 있는지 △자살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운 적이 있는지 △힘들 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정말 자살을 생각한 사람이 있고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 및 정신건강위기 상담전화(1577-0199)’로 연락하면 된다. 방문상담이 가능하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긴급출동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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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징후#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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