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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교사는 되기 싫어요” 유럽서 종횡무진… 예비교사 장수빈-조윤진-황혜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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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교사는 되기 싫어요” 유럽서 종횡무진… 예비교사 장수빈-조윤진-황혜진씨

동아일보입력 2013-03-13 03:00수정 2013-03-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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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교육현장 야심만만 도전기
경인교대 학생인 황혜진, 장수빈, 조윤진 씨(왼쪽부터)는 학교 밖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진짜 선생님’이 되기 위한 꿈을 다지고 있다.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세 학생이 “글로벌한 선생님이 되겠다”며 원을 그려 보이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서툰 의사는 한 사람을 해치지만 서툰 교사는 수백 명을 해칩니다.” 지난해 말 도서관에 모인 여대생 3명이 흰 종이에 이런 글을 써내려갔다.

이들은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달 중순이었다. 한국장학재단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처음 공모한 ‘지구별 꿈 도전단’ 프로젝트에 지원했다.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주제나 형식에 상관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대학생 12팀에 최고 1000만 원까지 활동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였다.

경인교대 영어교육과에 2010년 입학한 장수빈(21) 조윤진(22) 황혜진 씨(22)가 한데 뭉친 순간이었다.
○ 특이한 교대생들의 의기투합

꿈 도전단 모집 공고는 장 씨가 처음 봤다. 인터넷에서 이 내용을 발견하고 휴학을 불사할 동기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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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학생은 휴학이 기본이라지만 교대만큼은 예외다. 4년을 착실히 다니며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러다보니 교대에서 장기간 휴학하는 학생은 아주 특이한 존재다. 2학년 때 한 학기 동안 휴학했던 조 씨, 4학년을 앞두고 올해 휴학을 결심한 장 씨와 황 씨가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이유다.

주변의 반대는 심했다. 친구들은 “내년에 임용고사 경쟁률이 더 높아진다는데 제 정신이냐?” “갈수록 선발인원이 줄어든다는데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했다. 부모들도 대부분 왜 교대에서 엉뚱한 짓을 하느냐고 나무랐다.

하지만 이들의 목표는 같았다. 편하지 않고 뻔하지 않은 교사가 되겠다! 공통된 꿈을 이루겠다고 셋은 다짐했다.

이들은 “임용고사만 바라보며 편하게 살아가는 교대생이 되기 싫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 바깥에서 실전경험을 통해 많은 점을 보고 듣고 느껴야만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꿈 도전단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고는 학교 도서관에 모여 온종일 기획안을 짰다. 유럽 각국을 돌며 현지 학생을 가르치고 스스로 교사로서의 용기를 키워보자는 뜻이 굳어졌다.

조 씨는 “교대에도 실습과정이 있지만 1년에 1, 2주 정도로 짧아서 다른 경험에 목이 말랐다”며 “2학년 때 개인적으로 캐나다의 시골 초등학교를 수소문해 반년 동안 교사 체험을 하면서 현장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도전 배경을 전했다.
○ 유럽에 한국을 가르치다

첫 번째 도전 목표로 삼은 곳은 독일. 감성과 지적 능력이 조화된 전인교육을 강조하는 발도로프 교육학을 비롯해 교육학 이론의 기본이 되는 나라이자 공교육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춘 국가다.

인터넷을 검색해 독일 거주 한인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고심 끝에 주독일 한국교육원에 e메일을 보내면서 활로가 트였다. 현지 한글학교가 경인교대 최영환 교수(국문과)와 교류 중이라는 정보를 얻었다. 최 교수와 주독 교육원의 도움으로 뮌헨과 비스바덴, 마인츠의 한글학교 3곳과 독일 초등학교 1곳을 소개받았다.

이들은 1주일간 독일에 머물면서 독일 학생들과 한인 2세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태극기 그리기, 탈 만들기, 탈춤 추기 등 한국을 알리는 수업도 했다. 한국어보다 독일어가 더 능숙한 한인 2세대 상당수는 태극기를 처음 봤다. 현지에서 구하기 힘든 한글 교재로 수업을 하니 호응이 높았다.

독일 학교가 쉬는 시간에는 아이들을 밖에서 뛰놀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황 씨는 “우리 아이들은 주로 교실에만 있다보니 학교에서 갇힌 느낌을 받기 쉽다. 독일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자연을 느끼면서 학교를 자유로운 곳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고 했다.

독일에 이어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를 차례로 누볐다. 1주일간 세 나라를 돌면서 각국 국민이 경험한 교육에 대해 의견을 물으려고 했다. 행인을 붙잡고 설문조사를 시도했지만 영어권 국가가 아니어서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도전 자체가 즐거웠다.

이들은 평소 취미를 살려 한국을 알리는 거리 이벤트도 마련했다. 요리를 좋아하는 장 씨는 한과를 준비해 나눠줬다. 노래를 좋아하는 황 씨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불렀다. 상대적으로 한국을 잘 모르는 동유럽인들이었지만 환호해주는 그들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었다.
○ 다양성 살리는 교육 꿈꾼다

빨리 교사가 되려하지 말고 좋은 교사가 되자! 이들은 이런 다짐과 함께 올해 계획을 알차게 마련했다. 특히 평소 좋아하는 일을 초등 교육에 접목해보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어릴 때부터 체육을 좋아했던 조 씨는 8월 전국 교대생 배구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초등학교에 여교사가 많아지면서 체육을 마음껏 가르칠 수 없는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단련하기 위해서다.

조 씨는 “요즘 실습을 나가보면 아이들이 오래 걷지 못하고 조금만 땀이 나도 싫어한다”며 “중고교에 가면 더욱 움직일 시간이 없을 텐데 초등학교 때만이라도 땀을 흘리고 스트레스를 푸는 경험을 심어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학기에는 다시 반년 정도 휴학을 하고 아프리카 케냐로 교육 봉사를 떠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노래를 좋아하는 황 씨는 틈틈이 배운 화성학, 작곡, 피아노를 반 운영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할 예정이다. 지난해 실습을 나갔을 때 기타를 치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배 교사를 보면서 자극을 받았다. “학급 노래를 만들어서 어린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장 씨는 대학생이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전공에 대해 안내하는 동아리 ‘위 메이저’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로 했다. 전국 고교를 찾아다니며 교대의 전공과 진로에 대해 알려주려고 한다.

이들은 편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 교대에 오려는 사람이 있다면 생각을 바꾸라고 당부했다. 교사라는 직업의 중요성과 책임이 정말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교대 교육과정에 실습이 더 늘어나고 현직 교사의 멘토링을 확대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글로벌 교육#지구별 꿈 도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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