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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한류를 이끄는 학자들]<6>마크 피터슨 美 브리검영대 근동 언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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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한류를 이끄는 학자들]<6>마크 피터슨 美 브리검영대 근동 언어학과 교수

동아일보입력 2012-05-08 03:00수정 2012-05-0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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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교사들에 ‘설득작업’ 앞장… 미국교과서 한국 서술 2~4배 늘어
마크 피터슨 교수는 최근 케이팝의 인기로 한국어와 한국사 교양과목의 수강생이 부쩍 늘어난 데 주목하고 있다. 그는 “케이팝의 인기가 장기적으로 북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문화적 경계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대 아시아 및 근동 언어학과 교수(66)는 최근 미국의 교육청 공무원과 교사 등 9명을 인솔해 2주간 한국역사탐방을 진행했다.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 양동마을을 견학하고 해인사에서 팔만대장경,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직지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피터슨 교수는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로 매년 한두 차례씩 열리는 이 행사를 17년째 이끌고 있다. 미국 초중고교 교과서 집필에 관여하는 공무원과 교사들에게 한국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바로 알려 교과서에 서술되는 한국 관련 내용을 양적 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의 세계사 세계지리 세계문화 미국역사 교과서 80여 개에 나타난 한국 관련 서술의 분량 및 내용, 오류 등을 분석하는 연구를 했다. 그사이 한국이 발전하고 그의 ‘물밑작업’이 더해지면서 미국 교과서에서 한국 관련 서술은 2∼4배 늘었다. 15년 전 많아야 17쪽에 불과하던 한국 관련 서술은 이제 교과서마다 평균 20쪽을 훌쩍 넘는다. 한 고교 경제 교과서는 한국의 경제 발전 내용에 한 단원을 할애했다.

답사차 방한한 피터슨 교수는 “미국 교육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건 한국의 우수한 인쇄술”이라고 했다. “팔만대장경, 직지,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서 보듯 한국은 예부터 인쇄문화가 발달했고 그것이 교육문화의 기초가 됐다고 설명하죠. 미국 교육자들은 한국에서 이민 온 학생들이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지 궁금해하거든요.”

피터슨 교수는 19세이던 1965년 선교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이래 지금까지 15년을 한국에서 보냈다. 1960년대 후반 광주에 살면서 주말마다 남원 장성 정읍 등 전라도 일대를 돌아다녔고 한국인들의 따뜻한 인심에 반해 한국학 공부를 시작했다.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에 진학해 미국 내 한국학의 개척자인 에드워드 와그너 교수(1924∼2001)를 사사하며 조선 중기 사회사를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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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방대한 조사를 토대로 조선에서 17세기 후반 이전까지는 딸도 아들과 동등하게 제사를 지내고 상속도 받았다는 내용의 박사논문을 썼다. 이 논문은 이후 책으로 출간돼 1996년 해외 우수 한국학 연구서에 주는 연암상을 받았고, 한국에서도 ‘유교사회의 창출-조선 중기 입양제와 상속제의 변화’(일조각·2000년)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이 연구에 필수인 조선시대 족보 해석은 와그너 교수에게 배운 것이다. “와그너 교수님은 ‘보학(譜學)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꼼꼼하게 족보를 연구하신 분이에요. 성씨만 얘기해도 그 조상을 줄줄이 꿰셨죠. 제가 그분 밑에서 박사논문을 썼으니 얼마나 골치가 아팠겠습니까. 하하.”

지금은 피터슨 교수가 제자들에게 족보 읽는 법을 가르친다. 족보를 비롯해 신문 사설, 학술지 등 한글과 한자를 모두 알아야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한국어 문서를 독해시킨다.

그는 1987년 ‘미국인들과 광주사태’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해 전두환 신군부의 치밀했던 만행을 지적하고 미국의 방관에도 책임이 있음을 비판했다. 논문을 쓰기 위해 5·18민주화운동 때 주한미군 최고 책임자였던 존 위컴 한미연합사령관과 윌리엄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 미국대사를 인터뷰했다. 이 논문은 당시 국내 여러 언론이 화제로 다뤘다. “당시까지도 전 전 대통령 집권기여서 논문 때문에 한국에 다시 못 올까 봐 염려도 했죠. 하지만 제 고향과도 같은 광주에서 벌어진 사태를 철저히 규명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는 한국의 노비제도를 연구한 책을 내년쯤 출간할 예정이다. 노비 매매가 가능했고 노비가 죄를 지으면 형벌을 내리는 등 한국의 노비제도가 여러 면에서 미국의 흑인노예제도와 비슷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두 딸을 모두 한국에서 입양해 키우기도 한 그는 한국어가 유창하다. ‘배도선’이라는 한국 이름도 직접 지었다. 어디 배씨냐고 물으니 “나주 배씨”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채널A 영상] ‘순천 촌놈’ 한국인 되다…특별귀화 인요한 박사

: : 마크 피터슨 교수는 : :

△1946년 미국 유타 주에서 출생
△미국 브리검영대 학사
△미국 하버드대 석·박사(조선 사회사)
△1978∼83년 한국 풀브라이트 장학재단 이사장
△1984년∼현재 브리검영대 교수
△1996년 저서 ‘유교사회의 창출-조선 중기 입양제와 상속제의 변화’로 연암상 수상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한국학 한류를 이그는 학자들#마크 피터슨#미국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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