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보고’ 고전, 2900원에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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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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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법인 올재, 비용-유통-재능 기부받아… 총 100종 출간 목표

서양 고전의 대명사격 책 중 하나인 플라톤의 ‘국가’(사진)를 2900원에 살 수 있다. 지금까지 같은 책의 시중 판매가가 1만∼3만500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비영리 사단법인 올재(이사장 홍정욱)가 최근 ‘올재 클래식스’라는 이름으로 각종 고전을 권당 2900원에 내놓았다. 플라톤의 ‘국가’(조우현 역),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라종일 역), 최치원의 ‘고운집’(이상현 역), ‘한글논어’(이을호 역) 등이다. 공부방, 복지시설, 교도소 등의 소외 계층과 인류의 지혜를 함께 나누자는 취지다.

책별로 5000권만 발행해 1000권은 소외 계층에 기부하고 4000권은 11일부터 6개월간 교보문고에서 판매한다. 판매 기간이 끝난 뒤에는 남은 책을 소외 계층에 기증하고 홈페이지(www.olje.or.kr)에 전자책을 무료 공개한다. 지금까지 저작권을 확보한 고전은 노자의 ‘도덕경’,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정약용의 ‘목민심서’ 등 40여 종. 총 100종을 출간하는 것이 목표다.

싼 가격에 고전을 출간할 수 있었던 것은 기부자들 덕택이다. 삼성과 SK가 출판 비용을 후원했고 교보문고는 유통을 지원했다. 책 표지의 제호는 캘리그라퍼 강병인 씨가 재능 기부했고 책 출간에 필요한 실무는 자원봉사자들이 도왔다. ‘지식 나눔 프로젝트’로 부를 만한 올재 클래식스의 아이디어는 홍정욱 이사장(한나라당 의원)이 냈다. 1년 전 한 대학생이 홍 이사장의 트위터에 “고전을 읽고 싶은데 몇 권만 구입해도 수십만 원이 든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이 계기가 돼 지난해 9월 올재를 설립했다. 올재는 ‘계림유사’에 실린 순우리말로 ‘내일’을 뜻한다. 홍 이사장은 “돈이 없어 고전을 못 읽는 사회가 되어선 안 된다”며 “미술과 디자인 등 다양한 방면의 세계 저명인사를 불러 강연 등으로 학생들과 만나게 하는 ‘지혜 나눔’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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