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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 리더십]<上> 전문가 100인 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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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 리더십]<上> 전문가 100인 설문

동아일보입력 2011-04-11 03:00수정 2011-12-1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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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대북정책 현 정부 계승, 외교는 美 일변도 탈피해야” 《 동아일보가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와 함께 각 분야 오피니언 리더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통령 리더십 설문 결과는 2011년 4월 현재 한국 여론주도층의 이명박(MB) 정부에 대한 평가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금융위기 극복과 거시지표 회복으로 상징되는 MB의 경제성장 정책은 비교적 높게 평가하면서 차기 정부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이어지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국무총리 감사원장 후보자의 중도 낙마 등 잇따른 인사 파동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과정에서 보여준 이명박 정부의 소통과 신뢰 부족, 이로 인한 사회적 분열 양상이 차기 정부에서 재연되면 안 된다는 인식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사회가 현 정권에 느끼는 갈증이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책 방향에 녹아 있는 셈이다. 》
○ 화합, 신뢰, 소통이 최우선 가치

한국의 오피니언 리더 100인은 설문에서 제시된 14개의 주요 가치 중 화합(16%)을 차기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서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신뢰(14%) 소통(12%)이 뒤를 이었다. 평화(11%)를 구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만큼 현 정부에서 화합 신뢰 소통이 부족하거나 없다는 증거다. 평화라는 가치에 대한 관심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사태로 경색된 남북 관계에 대한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6%)를 고른 응답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유신 정권으로 회귀했다는 말이 나올 만큼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일부 야당과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효율’, ‘자유’(이상 4%)는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이에 대해 설문 분석을 주도한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강원택 교수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효율성이 강조되다 보니 일종의 ‘효율 피로감’이 누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설문에 응한 오피니언 리더들은 차기 정부에 ‘자유’ 가치 회복을 촉구할 만큼 현재 자유가 훼손됐다고는 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차기 정부가 우선 추구해야 할 정책으로는 13개 분야 중 경제성장(16%)이 가장 많았고 대북 관계(15.6%)가 뒤를 이었다. 고용증대(12%) 양극화 해소(11%) 교육(11%) 복지(8%) 정책을 주문하는 의견도 많았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개최할 만큼 거시지표 회복을 이끌어낸 이 대통령의 경제성장 정책을 차기 정부가 계승하길 바라는 동시에 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한 정책 구상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대북관계 정책의 우선순위가 높은 것은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한반도 정세에 탄력적으로 대처하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 외교는 대중(對中) 채널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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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정부가 추진할 주요 정책의 방향도 현 상황에 대한 평가와 무관치 않았다. 응답자들은 차기 정부가 대북 외교 경제 교육 환경 등 5개 분야 정책 중 대북 경제 환경 정책은 현 정부의 기조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대북정책의 경우 ‘조건 없는 대화 협력’을 0으로, ‘북핵 해소까지 교류 중단’을 10으로, 중간(현행 유지)을 5로 설정했을 때 응답자는 평균 5.13 수준의 정책 방향을 주문했다. 대화보다는 북핵 해소에 다소 무게가 실린 의견이다. 경제도 ‘분배 중심’(0)과 ‘성장 중심’(10) 사이에서 성장에 약간 비중을 더 두는 5.64로 집약됐다. 환경은 ‘보전 중심’(0)과 ‘개발 중심’(10) 사이에서 보전에 다소 비중을 더 두자는 4.31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외교의 경우 ‘외교채널 다각화’(0)와 ‘대미외교 강화’(10) 사이에서 4.06 수준의 기조가 바람직하다고 응답자들은 답했다. 북핵 사태 해결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서라도 미국과 함께 G2로 부상한 중국과의 외교 채널 강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들은 외교 분야별로는 경제 및 자원 외교(59%)와 북핵 외교(39%)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타결된 아랍에미리트 유전사업 진출을 비롯해 이 대통령이 보여준 ‘비즈니스 외교’ 노력은 계속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설문 분석에 참여한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한정훈 교수는 “현 정부 들어 주력한 경제 외교 기조는 계속 유지하면서도 국제정치 구도에서 자칫 미아가 되지 않도록 다각적인 외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이라고 해석했다.

교육의 경우 ‘평등교육 강화’(0)와 ‘수월성교육 강화’(10) 사이에서 5.97 수준의 기조가 좋겠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지난해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서울 경기 등에서 대거 당선된 이후 교육현장에서 하향 평준화 식 정책이 벌어지고 있는 데 대한 경계심이 작용한 결과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 경제는 합격점, 정치는 낙제점


응답자들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온 주요 정책을 분야별로 평가하면서 경제는 보통 이상의 합격점을, 외교국방은 평균 수준의 점수를 줬다. 하지만 국내정치와 사회정책에 대해서는 평균 이하의 낙제점에 가까운 것으로 혹평했다.

경제 분야의 경우 1을 ‘매우 못한다’로, 5를 ‘매우 잘한다’로 봤을 때 3.4점을 매겼다. ‘잘한다’와 ‘매우 잘한다’를 합쳐 56%로 절반이 넘었고, ‘못한다’와 ‘매우 못한다’의 합계는 24%에 불과했다. 외교국방 분야는 평점 3.1점이다. ‘잘한다’와 ‘매우 잘한다’가 47%로 절반에 가까웠다. ‘못한다’와 ‘매우 못한다’는 합쳐서 30%였다.

국내정치는 2.3점으로 평가 분야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잘한다’와 ‘매우 잘한다’를 합쳐도 10%에 불과했다. ‘매우 잘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에 그쳤다. 반면 ‘못한다’와 ‘매우 못한다’를 합치면 60%로 절반이 훌쩍 넘었다. 사회 정책은 평점 2.6점이다. ‘잘한다’ 쪽이 합계 20%로 정치 분야보다는 평가가 좋았다. 그럼에도 ‘못한다’와 ‘매우 못한다’를 합쳐 46%로 역시 부진한 정책분야로 꼽혔다.

▼ “개헌, 현 정부 못하면 차기엔 해야” 72%▼
국내정치 뭐가 중요한가

동아일보-서울대 차기 대통령 리더십 설문조사에 응한 각 분야 100인의 전문가 중 대부분은 차기 대통령에게 정치 복원을 위해 국민·야당과의 대화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응답자의 45%가 국내 정치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대국민 소통’을 꼽았다. 이어 26%가 대야 관계 복원을 주문했다. 최근 여권에서 자주 거론되는 당정(11%) 및 당청(8%) 관계 회복은 순위에서 밀렸다. 여권 내 불통보다는 국민과의 불통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얘기다.

강원택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자주 만나겠다’며 소통 강화를 약속했지만 실제로 사회 각 분야에서는 대통령과의 소통을 체감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내 친이(친이명박) 그룹이 주도하는 개헌이 이 대통령 임기 중 좌초되더라도 차기 정부에서는 개헌을 논의해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72%로 개헌 반대론(28%)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개헌을 하게 된다면 권력구조 개편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70%였다. 기본권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는 의견은 12%였고, 영토조항 등 통일 관련 내용을 고쳐야 한다는 의견은 5%였다.

요컨대 국정운영에 전념할 수 있는 기간이 3, 4년에 불과한 현 5년 단임 대통령제에 문제가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만큼, 차기 정부에서 권력구조만 우선 손대는 이른바 ‘원 포인트’ 개헌을 추진하자는 의견으로 집약될 수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조사방법과 의미 ▼
인물 지지도 넘어선 ‘리더십 스타일’ 분석


동아일보와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가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우리 사회가 어떤 형태의 정치 리더십을 원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진행했다. 이를 위해 양적(量的) 분석과 질적(質的) 분석을 모두 활용해 조사했다. 연구팀에는 필자 외에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한정훈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윤광일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이 참여했다.

양적 분석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학계 등을 망라한 각계 전문가 100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방식을 택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가 아닌 만큼 특정 인물에 대한 지지도를 묻는 기존 방식 등에서 벗어나 차기 한국 리더가 추구해야 할 가치, 리더십의 스타일, 정책 우선순위,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리더십 유형은 정책수립 단계와 정책집행 단계로 구분해 각각 복수의 질문 항목을 만들어 분석했다. 설문 결과를 토대로 4개로 범주화된 리더십 유형을 만들어 우리 사회가 기대하는 리더십의 특성을 찾아내고자 했다.

동시에 민주화 이후 다섯 차례 대선에서 당시 우리 사회가 차기 지도자에게 요구했던 리더십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역대 대통령의 취임사 내용도 분석했다. 취임사는 선거에서 표출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특성을 파악하는 데 적절할 것으로 보았다. 실제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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