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동남권 신공항 원점서 재검토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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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9일 영남지역 최대 이슈인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해 “매를 맞을 각오가 돼 있다”며 원점 재검토론을 폈다. 부산 영도구가 지역구인 김 전 의장이 부산지역 의원들과 전혀 다른 ‘소신 발언’을 한 것이다. 부산지역 의원들은 “신공항을 부산 가덕도에 만들어야 한다”며 ‘경남 밀양이 최적지’라고 주장하는 대구·경북지역 의원들과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신공항은 동남권의 발전과 화합, 번영을 위해 만들려는 것인데 거꾸로 영남권 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남권 의원 가운데 ‘원점 재검토’를 주장한 사람은 김 전 의장이 처음이다. 그는 이어 “지역에서 가덕도 신공항 유치대회에 참석하지 않는 사람은 심각한 곤란을 겪게 된다”며 “전면 재검토 발언으로 지역에서 저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발언 이후 부산을 다녀온 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생명을 건 모험을 했는데 지역 민심이 정말 매를 들 분위기더라”라며 “내가 고통을 당하더라도 정책 표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자리가 마련된다면 소신 발언을 계속할 것”이라며 “누구와도 토론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장을 지낸 중진의원(5선)의 ‘뚝심 발언’에 영남권 의원들은 당장 반박하지는 않고 있다.

부산 사상구가 지역구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어르신다운 (김 전 의장의) 소신에 지지를 보낸다. 얻은 이익보다 국론분열의 손실이 더 큰 만큼 차분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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