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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37분… 그의 입은 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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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37분… 그의 입은 쉬지 않았다

동아일보입력 2010-12-13 03:00수정 2011-03-2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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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 시간) 오전 10시 24분 미국 상원 전체회의장. 올해 69세로 자칭 ‘사회민주주의자’인 버몬트 주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단상에 올랐다. 무소속이지만 민주당과 행동을 같이하고 있는 샌더스 의원은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정치적으로 타협한 고소득을 포함한 모든 계층의 감세 연장에 대해 몇 마디 하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몇 마디’는 워싱턴 의사당의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도 끝나지 않았다. 경청하던 동료들이 하나둘씩 의사당을 떠나고 그의 보좌관과 입법서기, 보안요원 그리고 발코니에 앉은 방문객들이 유일한 청중이었다.

물만 마시며 8시간 37분 동안 이어진 연설에서 샌더스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 사이에 이뤄진 감세 연장 타협은 우리가 성취할 최선이 아니다”라면서 “모든 소득계층을 상대로 한 감세 연장은 수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샌더스 의원의 행동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언뜻 보기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같이 보였지만 그의 행동은 어떤 의정활동도 지연시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필리버스터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민주, 공화 양당의 합의에 따라 상하 양원전체회의는 13일 감세연장법안을 표결할 것이기 때문.

8시간 반에 걸친 연설을 마치고 단상을 내려온 샌더스 의원은 자리에 주저앉으면서 기자들에게 “지쳤다”는 말을 하고는 잠시 후 의사당을 빠져나갔다. 샌더스 의원은 “오늘 내가 한 일을 필리버스터라고 해도 좋고 ‘긴 연설’을 했다고 해도 상관없다”며 “난 무슨 기록을 세우려고 한 것도 아니고 구경거리를 만들 생각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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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의사당 내 청중은 거의 없었지만 의사당 밖에서는 그의 연설이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트위터에서는 그의 연설이 핫이슈가 됐으며 이날 하루에만 4000여 명이 그의 팔로어로 등록했다. 특히 그의 연설을 온라인으로 시청하려는 사람들이 폭주하면서 상원의 비디오 서버가 다운됐다. 한편 미 의회의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은 스트롬 서먼드 상원의원이 1957년 민권법 통과를 반대하면서 24시간 18분에 걸쳐 연설한 것. 서먼드 의원은 당시 전화번호부를 읽어내려 갔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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