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제주]제주 온난화연구센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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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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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다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연구센터가 한라산 해발고도별로 시험포장을 만들어 기후 변화에 따른 농작물 적응 시험을 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연구센터가 한라산 해발고도별로 시험포장을 만들어 기후 변화에 따른 농작물 적응 시험을 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5일 오후 한라산 해발 700m에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연구센터가 시설한 시험포장. 9000m²(약 3000평)의 포장에는 사과, 배, 감귤, 한라봉 나무를 비롯해 배추, 마늘, 감자 등이 심겨 있다. 겨울에 접어든 탓인지 사과나무는 잎사귀가 모두 떨어진 채 앙상한 줄기와 가지를 드러냈다. 이곳은 기후변화가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곳이다.

같은 농작물을 재배하는 시험포장을 해발 700m 외에도 해발 500m, 350m, 200m, 60m 등 모두 5개소를 올해 6월 만들었다. 정확한 농작물 생육 추이를 살피기 위해 동일한 토양에 심었다. 이들 시험포장에 기상측정 장비와 빗물을 모아뒀다가 가뭄 때 자동으로 물을 공급하는 시설을 갖췄다. 사과나무는 서늘한 기온에서 빨갛게 착색이 잘되는 특징 때문에 선택됐다. 착색 여부를 관찰해 재배의 최적 기온을 찾는다. 평년기온에서 사과 재배 적지는 중부권, 경북, 황해도 등이지만 2도가 상승할 경우 경북 북부, 강원도와 북한 내륙지방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제주는 국내에서 기후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곳이다. 서형호 온난화대응센터 연구관은 “한라산 해발고도에 따라 기온차가 있기 때문에 실증시험을 할 경우 영호남 등 지역에 따라 재배하는 농작물에 미칠 영향을 미리 연구할 수 있다”며 “지난해 9월부터 10월 말까지 열대채소인 인디언시금치를 심어 미니 실험을 한 결과 해발 60m에서 23cm까지 자란 반면 해발 700m에서는 15cm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임한철 온난화대응연구센터 소장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대응’도 중요하지만 농민이나 지역주민들의 ‘적응’ 연구도 필요하다”며 “망고, 아보카도, 아테모야, 파파야 등 열대작물의 도입과 적응연구 등을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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